[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지속적인 강팀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 손혁 감독의 목소리는 격앙됐다. 공식발표 전 수 많은 보도가 난탓에 “우리가 쫓기는 느낌”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ML)로 떠난지 12년 만의 친정 복귀다.

류현진은 “한화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ML 진출 때부터 꼭 한화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단장은 “미국 내 FA 시장이 느리게 흘러간 측면도 있었지만, 마음을 담아 접근했다. (류)현진이도 건강할 때 돌아오려는 의지가 강했고, 서로의 마음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계약 급물쌀을 탄 것은 대략 일주일 전. 설 연휴가 지난 뒤 본격화한 계약은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합의가 끝났다.

“작은 부분에서 한두 가지 조율할 게 남아 늦어진 것일 뿐 조건 등에 이견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강조한 손 단장은 “그간 빌드업을 통해 어느정도 전력을 구성했는데 현진이가 돌아와서 방점을 찍었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할 발판을 마련한만큼 선수단을 지원할 게 더 있는지 차근차근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에 문동주가 버티는 선발진이 견고하다. 김서현도 올해 이름값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고, 베테랑 정우람에 류현진이 가세해 클럽하우스 리더도 생겼다.

안치홍을 필두로 한 야수진도 경쟁력을 갖춘 상태. 손 단장은 “올해 목표는 우선 포스트시즌이다. 모두가 건강하게 시즌을 치른다면 불가능한 도전이 아니”라면서 “1차 목표를 이루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대효과도 크다. ‘빅네임’이 입단한 덕에 선수단 의지도 넘친다. 손 단장은 “어린투수들에게 커다란 동기부여다. 존재만으로도 버팀목 같은 느낌을 주지 않겠느냐”면서 “선수단 전체가 ‘현진이가 왔으니 예년보다 더 나은 시즌을 치르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팀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몸 상태는 좋다. 대신 오버워크는 금물이다. 손 단장은 “워낙 베테랑이고, 입지를 다진 투수아닌가. 실력은 의심할 게 없다”면서도 “팬 기대치도 크고, 자신도 한화로 돌아왔으니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욕이 앞설 수 있다. 오버페이스하지 않도록 다독일 생각”이라며 웃었다.

류현진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다. 손 단장은 “더 빨리 합류했으면 싶었지만, 최대한 일찍 캠프에 들어가 팀에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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