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투산=김민규 기자] “그동안 내가 알았던 타격 이론은 모두 다 ‘꽝’이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강정호 스쿨’이 많은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다. 지난해 생애 첫 ‘타격왕’에 더해 2012~2013년, 2017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최다 안타 타이틀을 거머쥔 NC 손아섭(36)이 강정호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가 입소문을 타면서다. 올해 스프링캠프 전에도 많은 선수들이 다녀갔다는 후문.

그러나 NC ‘리드오프’ 박민우(31)와 외야수 김성욱(31)은 강정호가 아닌 다른 이를 언급했다. 허일(32) 아주사퍼시픽대학교 타격 코치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은 캠프보다 2주 정도 미국에 먼저 들어와 허일 코치에게 도움을 받았다. 더욱이 박민우는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던 타격 지식은 ‘새발의 피’ 수준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허일 코치의 ‘타격 일타 강의’가 어떻길래.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 NC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민우는 “미국 LA에 2주 정도 먼저 들어왔는데 (강)정호형 아카데미에서 레슨을 받은 것은 아니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허일 코치와 함께 운동하며 몸을 만들었다. 같이 운동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허일 코치는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11년 2차 2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다. 입단 첫 해 1군 무대를 밟았지만, 성적이 좋지 못했고 2군으로 내려간 후 7년 동안 1군에 오르지 못했다. 2018~2020시즌 1군 경기를 치렀지만 초라한 성적을 냈고 2020시즌이 끝난 후 롯데에서 방출됐다. 은퇴 후 미국 대학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박민우는 “나도 나름대로 타격 이론에 대해서 누가 물어보면 자신있게 ‘타격은 이런 거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후배들이 물어봐도 내가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정도는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허일 코치와 얘기를 하면서 내가 알고 있던 건 정말 다 ‘꽝’이었다. 허일 코치에게 많이 배우면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장타율을 올리고 싶다. 홈런을 많이 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2루타, 3루타 또는 짧은 타구에도 2루까지 뛰는 그런 타구를 많이 쳐서 장타를 올리려는 것”이라며 “이 고민을 올시즌 끝나고 내년 시즌에 허일 코치와 상의해서 만들고 싶다. 올해는 너무 늦게 알아서 내가 바꾸고 시도해 볼 시간이 적었다. 내년 시즌 전에는 좀 더 일찍 미국에 들어가서 허일 코치에게 레슨을 받아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허 코치가 미국에서 별도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잠깐이지만 허 코치에게 배운 타격 궤적 등에서 박민우는 느낀 바가 컸다. 좀 더 배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비단 박민우만이 아니다. NC 외야수 김성욱도 마찬가지다.

김성욱은 “그동안 겨울시즌에 누군가 도움을 받아서 운동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허일 코치의 도움을 받고 조언을 들으면서 했다”며 “허일 형이 중학교 선배인데,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도 쉽게 잘 설명해준다. 타격 자세를 건드린 것이 아니라 타격 시 궤적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올 수밖에 없게끔 준비 방법을 알려주고 이해하게끔 도와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도 일찍 미국에 들어와 허일형에게 도움을 받으며 같이 운동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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