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화곡=김민규기자]“올해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끝까지 버텨내며 ‘2023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막차에 합류하며 다시 한 번 우승을 향해 뛰었지만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디플러스 기아(DK)가 2020시즌 롤드컵 정상을 찍은 후 점차 하향세다. 5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올해 롤드컵에선 8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DK의 든든한 상체로 팀을 지탱해온 ‘캐니언’ 김건부는 자신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DK는 29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열린 ‘2023 롤드컵’ 스위스스테이지 9일차(2승2패 팀 간 대결) 8강 최종 진출전에서 KT 롤스터에 세트스코어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DK는 최종 2승3패로 8강 진출에 실패하며 롤드컵 여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2020년 롤드컵 왕좌에 올랐던 DK다. 그러나 2021년 롤드컵 준우승, 지난해 8강 등 매년 하향세를 겪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본선에서 탈락하며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2연패를 안고 출발한 DK의 여정은 험난했다. 이후 유럽의 팀 BDS와 베트남의 GAM e스포츠를 잡아내며 ‘연패 후 연승’ 공식을 썼지만 KT란 벽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DK의 버팀목으로 꾸준함을 자랑했던 정글러 김건부는 탈락의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우리가 좋게 시작했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KT보다)결단이 늦어서 진 것 같다”며 “내가 못했다.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인 장면이 몇번 있었다. 더욱이 1세트의 경우 DK가 매우 유리한 상황에서 KT의 강력한 한타 ‘한방’에 무너지며 역전패를 당했다. 반대로 DK는 2세트에서 불리했던 상황을 뒤집고 역전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막판 집중력이 부족했다.

이에 대해 김건부는 “한타 상황은 1초마다 바뀐다. 그런데 장로 한타 전에 굳힐 수 있었던 경기를 굳히지 못한 것이 제일 아쉽다. 그것이 패배 원인이다”며 “2세트는 상대가 우리보다 교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못해서 졌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거듭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팀 동료 ‘쇼메이커’ 허수와 함께 국제전 100전 출전이란 기록도 달성했지만 패배로 끝나 더 아쉽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우승’을 못해 또 아쉽다.

김건부는 “벌써 100전 출전이 된지 몰랐다. 그런데 100전 출전 경기가 패배라 아쉬움이 크다. 올해를 돌아봐도 아쉬움밖에 없다”며 “프로e스포츠 선수는 우승을 하지 않는 이상은 다 아쉽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우승하기 위해서인데 올해 한 번도 우승 못해서 더욱더 아쉽다”고 했다.

올해 일정이 모두 끝났다. 내년에는 국내외 대회에서 다전제(5판3선승제) 경기를 더 많이 하고 싶은 바람이다.

김건부는 “올해 내가 많이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기준으로는 내년에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데 열심히 더 노력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재밌고 긴장감 넘치는 5판3선승제 경기를 많이 하고 싶다. 올해는 거의 못해봤다. 그래서 내년 스프링, 서머 등 높은 곳에 올라가 다전제 경기를 더 많이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좋은 모습 많이 못 보여 팬들에게 죄송하다. 엄청 잘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경기장에 와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