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가 개봉 이틀만에 70만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광복절인 15일 개봉한 ‘오펜하이머’는 개봉 첫날 55만 2958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테넷’(2020)의 13만, ‘덩케르크’(2017)와 ‘인터스텔라’(2014)의 22만,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의 44만 등 놀란 감독의 전작들이 개봉 첫날 동원한 역대 관객 기록을 뛰어넘는 수치다. 개봉 이틀째인 16일에도 15만 관객이 관람하며 이틀만에 70만 392명을 동원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이번 주말 10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 된다.

영화는 미국 ‘원자폭탄의 아버지’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입체적으로 표명했다. 오펜하이머는 U.C.버클리 교수로 재직 시절,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프로그램인 ‘맨해튼 프로젝트’ 책임자로 임용돼 세계최초의 핵실험 ‘트리니티’를 이끈 인물이다.

이 원자폭탄은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를 강타했고 사흘 뒤인 8월 9일, 나가사키에 떨어졌다. 이로 인한 사상자만 20만 명을 넘어선다. 일본은 6일 뒤인 8월 15일 패전을 선언했고 대한민국은 광복을 맞았다. 영화 자체가 광복절에 개봉한 만큼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오펜하이머가 주도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한국인이 참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향신문 기자 출신인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는 영화 개봉일인 15일 자신의 개인채널에 “당시 미국 코넬대 대학원 핵물리학과에 재학 중이던 한국인 핵물리학자 한창석 씨가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한창석 씨는 가수 한대수의 부친이다.

김교수는 “영화에서도 오펜하이머와 갈등을 빚는 것으로 묘사된 코넬대 에드워드 텔러 박사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후 한창석 씨는 실종됐다”고 적었다.

김교수는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경향신문 재직시절 이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미국 뉴욕에서 한창석 씨를 직접 만났다. 당시 한씨는 ‘나는 핵물리학자이며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말했지만 그 외의 질문에 대해서는 영어로 ‘과거일 뿐이니 더 이상 묻지 말라’고 하더라”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실제로 한대수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수차례 아버지의 공백을 털어놓았다. 그는 부산 경남고 2학년에 재학중이던 16살, 미국 FBI에서 부친을 찾았다는 소식에 미국 롱아일랜드에서 인쇄소를 경영하는 부친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당시 한창석 씨는 17년간의 기억을 잃은 채 현지의 인쇄거물 호워드 한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2007년 80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mulga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