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강백호 \'제대로 안맞았어\'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강백호가 3회초 2사 내야땅볼을 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미국 최대 스포츠 매체 ESPN이 KBO리그를 중계하면서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여러 선수들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KT 프랜차이즈 스타 강백호(21)도 마찬가지다. ESPN은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유망주와 강백호를 비교하면서 강백호가 메이저리그 시장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어느덧 KT에서 3년차를 맞이한 강백호는 시즌 초반부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 후 10경기 성적은 타율 0.333, 3홈런, 8타점, 8득점이다. OPS(출루율+장타율)도 1.105로 나쁘지 않다. 신인왕을 차지한 프로 데뷔 시즌보다 향상된 2년차 성적표를 받으면서 2년차 징크스를 피해간 강백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연기되는 변수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수비 포지션을 외야(우익수)에서 내야(1루수)로 옮기면서 수비 부담을 덜어낸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강백호의 활약에 KBO리그를 주시하고 있는 ESPN도 관심을 나타냈다. ESPN은 17일(한국시간) KBO리그의 지난 2주간을 돌아보며 강백호를 꽤나 비중있게 다뤘다. 강백호를 ‘주목할 유망주’라고 소개한 ESPN은 “KBO리그의 전체적인 수준은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 사이다. 하지만 선수층이 두껍지 않을 뿐 최정상급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정도의 기량을 갖췄다”고 KBO리그 수준을 분석했다. 이어 “리그 평균보다 10살 가까이 어린 강백호가 KBO리그 투수를 압도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강백호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보다 어리다”면서 강백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ESPN이 언급한 타티스 주니어는 박찬호에게 ‘한만두’(한 이닝 만루홈런 두개)의 아픔을 안긴 전직 메이저리거 페르난도 타티스의 아들로,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로 거론되는 선수다.

[포토]KT 강백호, 다시 달아나는 솔로 홈런
KT 강백호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와 롯데의 개막전 6회말 1사 롯데 선발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강백호의 시즌 1호 홈런.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SPN은 “드래프트 전문가 카일 맥다니엘은 ‘강백호가 다음 달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다면 1라운드 상위권에 지명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비 스타를 먼저 보고 싶다면 KT 경기를 시청하라”고 했다. 강백호의 기량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이를 전해들은 강백호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ESPN이) 나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나는 아직 프로 3년차이고, 더 배워야할 점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해를 거듭하며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 매체의 호평에도 자만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 당당하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강백호의 의지가 담겨있다. KT 이강철 감독도 이에 대해 “ESPN이 원래 과장이 심하다. 우리를 처음에 파워랭킹 5위로 보지 않았느냐”면서 농을 쳤지만 제자를 향한 흐뭇한 미소를 감추진 못했다.

미국 현지의 고평가에 어깨가 솟아오를 법도 했지만 강백호는 더욱 냉정함을 유지했다.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빅리그 진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보완, 발전시켜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냉정함이 스스로를 더욱 무서운 타자로 만들고 있다. 강백호는 이날 삼성과 경기에서 쐐기 2점 홈런으로 3타점 경기를 완성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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