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생중계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코로나19 어둠의 터널을 벗어난 K리그는 축구 시계 재가동을 갈망한 전 세계 주요 방송국에도 ‘귀한 콘텐츠’가 됐다.

5월5일 어린이날 개막한 프로야구 KBO리그가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 등에서 생중계하며 시선을 사로잡은 가운데 K리그도 전 세계 축구 팬에게 다가선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2020시즌 개막을 앞두고 17개국에 중계권을 판매했다. 8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수원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개막을 알린 K리그의 생생한 모습이 전해진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오는 것’처럼 K리그는 코로나 사태를 발판삼아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고 유의미한 이익을 얻을 계기를 마련했다. K리그가 17개국에 뻗을 수 있었던 계기는 지난해 12월 해외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된 스포츠레이더다. 이 업체는 미국 4대 메이저 스포츠(MLB·NFL·NBA·NHL) 뿐 아니라 국제테니스연맹(ITF), 전미스톡자동차경주협회(NASCAR)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중계권 및 데이터 판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부정방지서비스 제공업체이기도 하다. 스포츠레이더를 통해 프로연맹은 지난 3월까지 10개국(중국·마카오·홍콩·크로아티아·보스니아·세르비아·슬로베니아·몬테네그로·마케도니아·코소보)에 송출되는 3개 플랫폼에 중계권을 판매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2020시즌 K리그 일정이 발표된 뒤 추가로 7개국(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호주, 인도, 말레이시아, 이스라엘)에 송출되는 5개 플랫폼에 중계권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 중계권을 가장 먼저 구입한 건 중국 위성방송사업자인 CSM이다. 프로연맹 뉴미디어팀 김민주 프로는 “CSM 측에서는 K리그 경기력과 중계제작 퀄리티를 아시아에서도 최고 수준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견줄 수준으로 여겼다. 스포츠레이더와 오랜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협상에 용이했다”고 말했다. 독일 축구 전문 채널 ‘슈포르트디지탈 푸스발’은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3개국 내 K리그1 중계권리를 확보했다. 해당 국가에 K리그1 라운드별 2경기씩 생중계한다. 지난해 K리그1 득점왕 타카트의 활약에 관심을 품은 호주는 스포츠 전문 채널 ‘옵터스 스포츠’에서 라운드별 2경기를 내보낸다. 세르비아에 본사를 둔 스포츠 채널 ‘아레나 TV 스포츠’는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코소보 등 발칸 7개국에 K리그를 중계할 예정이다. 또 TV 중계방송 뿐 아니라 영국 축구 콘텐츠 플랫폼인 Copa90와 오스트리아의 Laola.tv 등은 전 세계에 K리그1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로연맹은 일찌감치 개막전부터 K리그 공식 유튜브 및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내 TV채널 및 포털사이트 중계화면과 별도로 지난 3월 설립한 미디어센터를 통해 실시간 영어 자막과 해설을 입힌 화면을 송출한다. 영어 해설도 월드컵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호주 A리그 등을 중계한 영국 출신 사이먼 힐이 호주 현지에서 원격으로 진행한다. 김민주 프로는 “기존 해외위성송출은 영문해설이 지원되지만 인터넷을 통한 송출은 영문해설이 없었다. 원격으로 해설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지닌 그라비오라는 업체와 손을 잡게 됐고 트위터와 유튜브를 동시 해설이 가능한 시스템을 소개받았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해설한 적이 있는 사이먼 힐을 소개받았다”고 설명했다.

전북-수원의 개막전은 프로연맹이 리그의 확장성과 접근성 강화를 위해 내세운 뉴미디어 정책과 자체 송출시스템을 갖춘 미디어센터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해외 중계진과 이를 바라보는 해외 팬의 반응, 올 시즌 K리그를 지켜보는 또다른 흥미 요소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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