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그때는 20승 투수가 두 명이나 있었고, 3할 타자도 7명이었습니다.”

7년 전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팀타율이 0.302에 달할 정도로 막강 타선을 자랑했고 20승을 달성한 확실한 원투 펀치도 있었다. 그리고 2024년 당시를 회상하며 다시 정상을 바라본다. KIA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35)이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2017년과 올해 전력을 비교했다.

일단 자신도 시계를 7년 전으로 돌리고 있다. 2017년 타율 0.370으로 타격왕을 차지했던 그는 올시즌에도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활약 중이다. 리드오프 박찬호가 슬럼프에 빠진 순간 1번 타자 출장을 자청했는데 때마침 박찬호도 타순을 내려달라고 이범호 감독에게 요청했다. 두 선수의 뜻이 맞아떨어지면서 김선빈의 1110일 만의 리드오프 출장이 이뤄졌다. 김선빈은 지난 28일 잠실 LG전에 앞서 2021년 4월14일 광주 롯데전에 1번 타자로 출장한 바 있다.

3년 만에 1번 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5타수 3안타 3득점 맹활약을 펼쳤다. 1회초 첫 타석 부터 우전 안타. 7회초 중전 안타와 8회초 2루타로 펄펄 날았다. 7년 전 타격왕을 차지했을 때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김선빈이다.

경기 후 김선빈은 “타석에 많이 들어가서 투수의 공을 최대한 많이 치고 싶었다. 훈련할 때 치는 것과 실전에서 투수 공을 치는 것은 많이 다르니까 실전에서 무조건 많이 쳐보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며 “때마침 찬호도 하위 타순으로 내려달라고 했다더라. 찬호가 내게 ‘좀 빨리 올라가시지 그랬나’고 했다”며 미소 지었다.

치열했던 이날 경기와 관련해서는 “올해 우리 팀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솔직히 많이 힘든 경기였다. LG에 좌타자가 많아서 수비 범위부터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게다가 뛰는 것도 무지하게 뛴다. 우리도 똑같이 맞불을 놓았는데 아마 서로 힘들었을 것이다. 안 그래도 (오)지환이 또한 경기가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이날 승리로 KIA는 올시즌 유일하게 3연패가 없는 팀이 됐다. 시즌 전적 21승 9패로 다시 7할 승률을 확보했다. 승패 마진 플러스 12로 통합우승을 차지한 2017년 이후 가장 뜨거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2017년에도 3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21승 9패였다.

당시를 뚜렷하게 기억하는 김선빈은 7년 전과 전력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2017년이 압도적으로 더 좋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좋은데 아무리 그래도 2017년이 올해보다 더 세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김선빈은 “전력만 보면 거의 따라올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때는 무엇보다 선발진에 20승 투수 두 명이 있었다. 그리고 3할 타자가 7명이나 됐다. 팀 타율도 3할이 넘었다. 그때 그 전력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선빈의 말대로 당시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은 나란히 20승에 도달했다. 타고투저 시즌임에도 20승 투수 둘을 보유했고 타선 또한 막강했다. 시즌 초반부터 1위를 달렸고 막바지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고 정상을 사수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에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승리했다.

당시 KIA는 베테랑의 팀이었다. 신예보다 중고참급 선수들이 많았다. 올해는 베테랑과 신예가 조화를 이룬다. 3년차 김도영, 2년차 윤영철과 곽도규 등 투타에 젊은 선수가 많다. 그래서 미래는 더 밝다. 올해 정상을 차지하면 그 기세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

선참급 선수가 된 김선빈은 “선수단 분위기는 그때만큼 좋다. 오늘 (나)성범이가 돌아왔는데 주장이 없어도 분위기는 최고였다. 주장이 왔으니까 이 분위기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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