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하정우가 데뷔 후 첫 미스터리 스릴러에 도전했다.

‘천만 배우’, ‘최연소 1억 관객 동원 배우’,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를 설명하는 수식어다. 다채로운 장르에서 활약해온 하정우지만 의외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던 하정우가 영화 ‘클로젯’(김광빈 감독)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사한 새 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클로젯’에서 하정우는 아이를 찾아 나선 아빠 연상원 역을 맡아 새 얼굴을 그렸다.

하정우는 ‘클로젯’을 통해 딸을 대하는 서툰 모습부터, 점차 깨닫는 부성애까지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아버지 연기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 하정우는 김남길과의 호흡에서는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를 잃은 아빠로서 힘들었겠지만 남길이의 연기가 재밌어서 웃겼다. 남길이는 귀엽고 통통 튀게 연기를 해서, 같이 맞받아치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것을 절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설명했다.

김남길은 인터뷰를 통해 하정우와 코미디 장르의 작품에서 다시 만나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하정우 역시 “저도 그런 장르의 영화를 너무 해보고 싶다. 드라마나 블랙 코미디를 남길이와 하면 정말 신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제가 동료 배우들을 다 알진 못하지만, 같은 작품을 하지 않는 이상 서로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저는 선배님들과 작업을 많이 한 편이라 또래 남자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경우는 주지훈 빼고는 거의 없었다. 남길이를 만나고 친하게 돼서, 든든한 동반자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별명을 잘 붙여주며 ‘별명 장인’이란 수식어를 얻었던 하정우는 “김남길의 별명을 붙여주기가 너무 어렵다”며 “병헌이 형 처럼 어렵다. 걔는 그냥 팔랑팔랑 밝아서 남디리?”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하정우
배우 하정우.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정우는 ‘클로젯’을 통해 아역배우 허율과 부녀 호흡을 맞췄다. 이에 “마법 같은 시간”이라 표현한 하정우는 “율이는 좋은 마스크를 가지고 있고 연기도 너무 잘한다. 예전에 ‘허삼관’을 촬영하면서도 아이들과 함께 했는데 너무 사랑스럽고 연기도 잘 하더라. 한 편으로는 아이들이 조금 커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부모님의 계획이 있으시겠지만 좋은 재능들은 조금 더 일상 생활을 한 뒤에 펼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제 생각도 있다. 율이를 보면서도 너무 보석 같아서 아꼈다가 커서 펼쳤으면 하는 애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명진 역의 김시아도 ‘백두산’ 전에 촬영했는데 너무 잘 해서 ‘백두산’ 순옥이로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말 ‘백두산’부터 연초 ‘클로젯’까지 쉼없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하정우다. ‘열일’에 바쁜 하정우에게도 슬럼프가 있을까. “물론 그렇다”고 답한 하정우는 “배우나 감독들은 평생이 슬럼프다. 늘 일희일비 하니까. 오늘 기분 좋아졌다가, 내일 힘들고 똑같지 않나 싶다. 감정 쓰는 일을 하고, 창작을 하는 일은 그런 것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평생 슬럼프라 할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뒤집어 놓으면 꽃길만 걷는 것은 없다. 과거를 돌아보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슬럼프라 규정을 짓지 않고 깨달음의 과정이라 생각해 숨겨진 뭔가가 없을지, 내가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나 힌트가 없을지 생각하며 지낸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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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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