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양민희기자] "성 기능 저하에 탈모,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거나 심각하면 심장마비까지…."


'내추럴'이라는 자신만의 색깔로 피트니스 분야에서 입지를 세운 정봉길(35)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약물을 사용하여 쉽게 몸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며 깊은 회의감에 빠져 정직하고 자연스러운 근육을 만들기 위한 운동법을 10년간 연구했다고 합니다.


2015년 '머슬마니아 LA 대회' 스포츠 모델 부문 1위를 수상과 더불어 2017년에는 스테로이드 및 세계도핑기구(WADA)에서 금지하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는 세계 대회에서도 우승하며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다수의 피트니스 대회를 석권하고 현재는 구독자 10만명을 넘긴 유튜버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데요. 요즘은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통해 약물 없이 근육을 늘리는 운동 루틴을 전파하고 있다고 하네요.


운동법 연구하랴 영상 찍고 편집하랴 점점 더 인간 터미네이터가 되어간다는 정봉길을 수원에 위치한 'amg 피트니스 센터'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를 졸업했고 8년 차 트레이너이자 피트니스 선수입니다. 유튜브 '길브로' 채널을 운영하며 운동 전도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10년 전에는 지금과 달리 몸매가 왜소했다고요.


3년 정도는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에 매진했어요. 하다 보니 조금씩 골격도 넓어지고 그 공간에 근육이 채워지면서 몸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는 모습에 만족을 느꼈죠. 먼저 복근이나 어깨를 집중적으로 키웠고 등, 다리, 팔 순서로 차차 덩치를 키워나갔습니다.


Q) 처음 운동을 접했던 건 언제였나요?


한창 격투기가 붐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인터넷으로 영상을 보다가 무작정 도장을 찾아갔죠. 이 종목에 재능이 있어 선수 반에 들어가 활동했는데 당시 부상도 많이 당해 부모님이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그만두었네요.


Q) 격투기를 그만둔 뒤 자연스럽게 보디빌딩에 입문했다고요.


격투기를 그만두자마자 허리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전향해 몸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체계적으로 운동하다 보니 아픔이 씻은 듯이 사라졌고, 사람들에게 올바른 운동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내추럴'이라는 자신만의 색깔로 피트니스 분야에서 입지를 세웠는데.


'INBA(International Natural Bodybuilding Association) 머슬 대회'에 출전한 것도 내추럴 몸매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어요. 이 대회는 건강함을 아이콘으로 두고 있는 피트니스 시장에서 안티 도핑에 앞장선 역사가 깊은데요. 약물을 근절하는 피트니스 대회로 유명합니다. 대회 전 약물 복용이 의심가거나 순위가 높은 수상자들 위주로 무작위 선별해 소변을 받아서 철저하게 도핑 검사를 하게 되죠.


Q) 쉽게 약물로 몸을 만드는 사람을 보면 어떤가요.


스테로이드(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주성분인 의약품)를 먹으며 몸을 만드는 건 자기만의 만족과 욕심이기에 손가락질하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그 모습이 다른 사람들한테 비춰질 때는 얘기가 다르죠. '약 먹으면 저런 몸을 만들 수 있겠지?'라는 시선이 생기거든요. '3개월 만에 당신도 몸짱이 될 수 있다'는 광고를 보면서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점 또한 많이 안타까워요.


Q)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게 있을까요?


약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상관이 없지만, 도중에 끊게 되거나 과다 복용을 하면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성 기능 저하, 탈모, 가슴에 몽우리가 생기는 여성형 유방에 심하면 심장마비까지 올 수도 있습니다. 정신적 영향으로는 우울증도 동반하죠.



Q) 현재 '길브로' 유튜버로 활동 중입니다. 최근 10만명을 돌파한 소감은.


건강한 운동법을 널리 전파하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는데 뜨거운 관심에 감사할 따름이죠. '2017 INBA 이탈리아 세계대회'에 함께 출전한 이상길 선수와 인연으로 함께 영상을 만들고 있는데요. 운동 뿐만 아니라 먹방, 브이로그 등 여러 콘텐츠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주세요.


Q) 영상을 보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스테로이드 없이 이렇게 운동을 하면 몸이 좋아진다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유튜브를 통해 체계적이면서 차별화된 '2분할 운동법(상체와 하체로 신체 부위를 나눠 강도가 아닌 빈도수를 집중적으로 운동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죠. 다이어트 식단도 닭 가슴살이나 고구마 같은 음식이 꼭 정답은 아닙니다. 먹고 싶은 음식 다 먹으면서 영양가 있는 일반식 위주로 섭취하기를 권장하고요.


Q) '길브로' 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는 무엇인지.


다른 유명 유튜버인 '땅끄부부'는 홈트레이닝을 위주로, '말왕'은 예능처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상이라면 저희는 차별화된 운동 정보 콘텐츠를 제공해드립니다. 저희를 보고 올바른 운동법과 다이어트를 통해 행복을 얻고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는 사례를 보면 보람을 느껴요.


Q) '라면 먹고 복근 유지하기 편'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이어트 중인데 정말 그렇게 먹을 거 다 먹고 살 뺄 수 있나요?


나에게 필요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수치를 맞추면서 체중 감량을 하는 식이요법을 추천해드립니다. 일명 'IIFYM(If It Fits Your Macros)' 식단인데 유럽이나 북미권 등 선진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다이어트 방법이죠. 라면을 먹어도 3대 영양소 수치만 맞춘다면 문제될 게 없습니다. 우선 칼로리를 낮춘 다음에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수치를 맞추는 게 중요해요. 나트륨은 그다음 단계로 서서히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죠.


Q)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김종국 vs 정봉길 몸매 대결 글이 있던데.


실제로 김종국 형님을 2016년 당시 '어서옵쇼' 촬영장에서 한번 뵌 적이 있었어요. 거의 선수를 해도 될 만큼 몸이 크고 다부져서 그때 당시는 저보다 몸이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지지 않을 자신은 있습니다(웃음).


Q) 몸매 중에 이 부분은 가장 자신있다는 곳은.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긴 몸매인데요. 운동을 열심히 한 것도 있는데 이런 체형을 가진 사람들이 하체랑 복근이 타고난 경우가 많습니다.


Q) 하체 운동 꿀팁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다리 운동의 꽃 '스쿼트' 동작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신체기능을 종합해놓은 운동 동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자세를 하다 몸이 내려갈 때 고관절이 겹쳐지는 느낌으로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충분히 앉아줘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아는 11자 발로 서게 되면 앉기 불편하기 때문에 각자 편한 발 넓이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Q) 지난해 10월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요즘 달콤한 신혼 생활 중이라고.


첫눈에 반해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요즘 너무 행복해요. 책임감도 더 생기면서 이제는 정말 사람(?)이 된 거 같아요. 해외로 신혼여행 가서 헬스장을 돌아다니는 영상을 찍었는데도 아내가 이해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죠.


Q)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올해 목표로 머슬 대회 준비를 해볼까 고민 중인데 결혼한 지 얼마 안됐고 신혼을 즐기는 중이라 제일 먼저 아내에게 허락부터 받아야겠네요(웃음).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ymh1846@sportsseoul.com


사진│정봉길 SNS, 양민희 기자 ymh1846@sportsseoul.com


영상│'길브로' 유튜브 영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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