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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희 대표가 젠서 IoT 센서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AI(인공지능), 블록체인에 묻혀 관심이 덜하지만 사물인터넷(IoT) 시장도 조용히, 그리고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

IoT는 말 그대로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 또는 환경을 일컫는다. 사실 우리가 잘 알지 못할 뿐 이미 냉장고에도 TV에도, 그리고 로봇청소기에도 전에 없던 센서가 부착되면서 IoT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제닉스스튜디오는 IoT를 위한 센서를 개발해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스마트오피스 효율화를 돕는 기업이다.

제닉스스튜디오의 이일희 대표는 IoT용 센서를 개발했지만 실은 스마트폰 보급 당시 일찌감치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든 사업가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돼 수많은 IT 개발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을 당시, 이일희 대표는 스마트폰 관련 앱을 만들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한 앱 개발이었지만 만들다 보니 완성도가 높아 외부로부터 앱 개발 의뢰가 이어지게 됐다. 결과적으로 140여 종의 앱을 개발한 제닉스 스튜디오 회사를 설립했다. 대표적인 앱으로는 약국찾기, 푸딩얼굴인식, 오마이뉴스, KT U클라우드, LG TV Plus, NHN Gamebox, 삼성카드 아지냥이 등이 있다.

이렇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사업을 해왔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스마트폰 쇼크 정도의 충격으로 다가오자 이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IoT 분야를 생각하게 됐고 새롭게 젠서(Xensor)라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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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플랫폼 젠서를 통해 관리되고 있는 건물 내부 모습.  제공 | 제닉스 스튜디오

젠서 프로젝트는 IoT 기반 프로젝트다. 직접 개발한 센서에 저전력 장거리 통신을 활용한 통신망까지 결합한 프로젝트다. 이 센서를 통해 화재·누수·정전·기기 오작동 등을 자동 감지한다. 심플한 센서를 통해 통신하므로 통신료가 따로 부과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젠서의 센서는 일반 가정집보다는 건물 관리 센서로 만들어졌다. 현재는 농장·공장·스마트 시티 등에서 상태 파악 및 기기 제어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젠서와 마찬가지로 IoT 기술을 내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오타(IOTA)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아이오타를 비롯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다른 서비스들에 활용될 수 있는 기본 플랫폼 형태로 소개되고 있다”면서 “젠서의 경우는 이미 상용화된 다양한 IoT 제품 및 서비스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며 필드에서 얻은 다양한 노하우를 통해 매우 빠르고 간편한 블록체인 기반 IoT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상용화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젠서의 센서들은 다양한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고 의외로 활용방법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젠서의 화재·누수 센서 등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사고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가스 농도, 수분 여부 등 데이터를 생성한다. 이런 데이터는 보험사가 차량에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으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것처럼 활용될 수 있다.

1_젠서(xensor)의_센서(sensor)와_게이트웨이(gateway)
젠서의 센서(왼쪽)와 게이트웨이(오른쪽). 센서는 좌우로 추가해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게이트웨이는 수집된 데이터들을 취합하고 통신한다.  제공 | 제닉스스튜디오

젠서는 센서 사용자가 사용 과정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생산하고, 해당 데이터의 사용처에서 보상을 하는 데이터 마켓 모델을 1차 수익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젠서는 복잡한 인프라나 설비 없이 간편하게 스마트시티등 망을 구성할 수 있는 있어 기업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통신망의 형태를 가시적으로 갖추게 된다면, 현재 서비스 되고 있는 환경감시 뿐만 아니라 리테일, 에너지 등으로 다양하게 사업 모델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젠서의 IoT 센서는 베트남의 서버실 화재, 누수 모니터링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다. 인도네시아의 신발 공장, 필리핀에는 리조트 모니터링 용도로 설치를 진행 중이다. 베트남 통신망과 B2C 모델 생산 시기에 맞춰 더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젠서가 통신 환경이 열악한 동남아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많다고 판단해 동남아 수요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센서 종류를 늘린 B2C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이미 B2C 모델은 설계와 디자인이 완료된 상태이며 내년 3월경 출시될 전망이다. 새 센서는 크기가 대폭 축소된데다, 마그네틱으로 간편하게 부착할 수 있어 소매점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크기가 작아지고, 색상이 여럿 추가돼 어디에 설치해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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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출시 예정인 B2C용 소형 젠서 센서 모습. 크기가 한층 작아졌을 뿐만 아니라, 자석으로 간편하게 부착할 수 있고, 다양한 센서를 모듈식으로 설계해 필요에 따라 추가 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젠서는 해당 센서를 부착하고 데이터를 공급하는 측에 젠서 토큰(XST)을 보상으로 제공한다. 젠서 센서가 많이 보급될수록 젠서 토큰의 수요가 늘게 된다. 젠서 토큰은 각종 데이터를 구매하는데 사용된다. 해당 프로젝트가 꾸준히 성장하자 세계 최대 암호화폐 정보포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이 젠서 토큰(XST)을 포털 사이트에 추가했다. 현재 젠서 토큰은 비트소닉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더 활발한 토큰 이코노미를 준비하는 데 많은 상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장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손꼽히는 대형 메인넷과의 파트너십, 젠서 서비스의 능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어드바이저의 영입, 대형 투자사의 투자 유치 등 여러가지 좋은 소식들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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