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구_3(사진제공 프레인TPC)_고화질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배우 엄태구는 ‘구해줘2’로 변주의 폭을 한층 더 넓혔다. OCN ‘구해줘2’로 처음 드라마 주인공을 맡은 엄태구는 밀도 있는 연기로 안방극장에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민석으로 분해 최경석 장로(천호진 분), 성철우 목사(김영민 분)와 맞서 싸우며 극을 이끌어갔다.

종영 후 만난 그는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시청률도 뒤로 갈수록 올라가서 시청자분에게 감사한다. ‘찍을것이 남았다’는 꿈도 꿨는데, 그 만큼 여운이 남고 현장의 스태프, 배우, 감독님을 보고 싶다”며 입을 열었다.

‘구해줘2’는 모든 촬영이 홍성에서 이루어진 가운데 엄태구는 4개월간 스태프들과 함께 숙소에서 지나며 작품과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방송 보고 대본 보는 것 외에는 한 게 없고 촬영장에 오래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면서 “매번 새로운 도전인데 이번에는 굳이 붙이자면 그 도전이 좀 큰 도전이었다. 노력적인 측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데 연기적인 측면은 항상 어느 촬영 현장이나 계속 노력해야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엄태구는 카메라 앞과 밖에서 모습이 다르지만 그 이질감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다. 평소 수줍음이 느껴질 정도로 낯을 많이 가리고 차분한 성격의 엄태구지만 카메라만 돌아가면 작품 속 인물로 돌변했고, 이번에는 꼴통 김민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는 “돌변하진 않는다. (카메라 앞에서)두렵고 떨린다”고 겸손하게 말하면서는 “현장에서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하기에 최대한 많이 준비 해서 그 순간에 저지르려고 해서 그렇게 비춰진 것 같다”고 했다. 또 “처음에는 타이틀롤 때문에 부담감이 있는데 현장에서 평소 하던대로 맡은 부분에 최선을 다했고 다만 그 횟수가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엄태구_7(사진제공 프레인TPC)_고화질

엄태구는 2010년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선배 형사로서 뒤를 쫓아다녔던 배우 천호진와는 이번 작품에서는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한마디로 최고였다. 상대 배우 분이 천호진 선배님이라고 듣고 엄청 긴장하고 떨렸다. 지금도 현장에서 선배님을 뵙고 첫 연기를 같이 할 때 떨림이나 긴장감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선배님 아우라가 내 눈에 보여서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어도 선배님 밖에 안보인다. 살아 있는 연기를 신기할 정도 잘하시는데 저까지 같이 따라 가는 것 같고 선배와 연기해서 더 살아 있는 장면이 많았다.”

“배우들간의 호흡은 최고”라며 환하게 웃는 그는 “정말 좋았고 배우들 한분한분 멋지고 사랑스럽고 다른 작품에서 다른 인연으로 만나고 싶다”고 기대했다. 이어 “이솜은 평소에 ‘연기를 왜 이렇게 잘하지 너무 멋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팬이었는데 같이 하면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내가 낯을 가려서 서먹할 수 있는데 먼저 말을 걸어 주시고 실제로 에너지 비타민도 주시고 많이 챙겨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영민형은 정말정말 착하다. 뒷 부분에 변할때는 나도 너무 깜짝 놀랬다. 처음부터 나이차이가 나는데 편하게 형이라고 하라고 해서 덕분에 편하게 할 수 있다. 변하는 모습에는 나조차 놀랐는데 친해져서 현장에서 싸이코라고 장난치기도 하고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다.”

엄태구_2(사진제공 프레인TPC)_고화질

평소 자신과 다른 캐릭터를 만나고 어느 순간 그가 되는 작업은 엄태구가 ‘배우’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평소에 할 수 없었던 것을 작품 안에서 마음껏 하는 직업이라 재밌다. 이 일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시기가 있었는데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던 그는 “처음에는 대사 한마디가 생각이 안났는데 어느새 10년이 넘게 지났다. 중간에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것 말고는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계속 기도하고 노력한다. 매 촬영 떨리는데 항상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미소지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을 낮췄지만 그를 향한 러브콜은 점점 많지고 필모그래피는 점점 더 풍성해지고 있다. “일기장처럼 한 작품마다 그때 일이 기억이 난다. 당시의 공기와 사람들 그리고 상태가 내 기억에 다 남아있다. 이런 것이 쌓여서 민철을 할때 튀어 나온 것 같다. 지금은 멀리까지 생각은 못하고 앞으로 개봉할 ‘뎀프시롤’과 앞으로 찍을 ‘낙원의 밤’으로 머릿속이 채워져 있다.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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