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싱가포르
지난 2월 2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갤럭시 S10’ 출시 행사서 아이콘(iKON)이 ‘갤럭시 S10’의 초광각 카메라를 활용해 참석자들과 셀피를 촬영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가져갈 수혜기업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아시아권 국가를 중심으로 ‘탈 화웨이’ 수요를 끌어모으는 움직임을 보이며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싱가포르에서 이달 말까지 화웨이폰 사용자가 갤럭시S10을 구매하고 기존 제품을 반납할 시 최대 755싱가포르달러(약 65만원)를 보상하고 있다. 보상 대상은 P20, P20프로, 메이트20, 메이트20프로, 노바3i 등 지난해 출시된 최신 기종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이 같은 공격적인 판매 정책을 보이는 이유는 싱가포르 내 탈화웨이 흐름에 발 맞춰 갤럭시S10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아이폰 외에 타사의 스마트폰까지 보상 판매 정책을 펼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권 국가를 차세대 주력 시장으로 삼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iOS를 기반으로 하는 애플 대비 점유율 흡수가 수월하다. 지난해 화웨이는 약 2억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판매했고, 이 중 절반은 중국 지역에서 팔렸다. 즉 탈화웨이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중국 이외 지역에서 1억대 가량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4G LTE 기준 8~10% 미만으로 낮은 편이다. 특히 화웨는 싱가포르에서 지난 4월 기준 시장 점유율이 10%로 1년 새 두자리수로 바뀌며 입지를 넓히던 중이었다.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와 비교해 삼성전자는 아시아권 국가에서 점유율이 미비한 편이었는데 이번 미국 제재로 탈화웨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화웨이 측 수요까지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물들어올 때 노젓는다는 말처럼 최근 삼성전자가 싱가포르에서 화웨이폰 반납시 특별보상을 해주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보이는 행보 또한 이러한 기회를 적극 잡아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또한 최근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한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증가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화웨이가 장악해 온 싱가포르와 필리핀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일부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최근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힘든 이슈인 만큼 한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점유율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규하·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가장 큰 우려 사안으로 안드로이드 사용 제한을 꼽았다. 이로 인해 구글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유튜브 등 핵심 기능 사용과 향후 스마트폰 보안 및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업데이트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중국을 제외한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화웨이 중고 스마트폰 매물이 급증하고 구매자들의 환불요청이 급증했다. 또 영국과 일본, 대만 통신사 업체들은 화에이 신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연기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규하·고정우 연구원은 “소비자가 이러한 우려를 감수하면서까지 화웨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들은 “미국-중국 무역분쟁으로 인한 화웨이 제재로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중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획득 기회가 발생했다”면서 “삼성전자 중가 라인업인 갤럭시 A와 M시리즈가 본격 판매망 확대에 나서며 관련 부품업체인 밸류체인의 대덕전자, 파트론, 파워로직스, 엠씨넥스 등 여러 부품업체들의 출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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