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래퍼 산이가 소속사 브랜뉴뮤직 합동 콘서트에서 막말을 쏟아내 관객들의 야유를 샀다. 공연 직후 브랜뉴뮤직 대표 라이머는 무대에 올라 고개 숙여 사과했다.


산이는 지난 2일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브랜뉴이어 2018'에 참석해 무대를 꾸몄다. 이날 그는 "여러분 내가 싫으냐"며 관객 5000명을 향해 물었다. 지난달 이수역 폭행 사건을 계기로 쓴 '페미니스트(Feminist)'라는 곡을 발표하며 생긴 논란을 의식한 질문이었다.


당시 이수역 폭행 사건의 2차 가해라는 논란이 사그라지기도 전에 산이는 '페미니스트'를 발매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이수역 폭행 사건을 이용한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 또한 받은 상황. 무엇보다 '페미니스트' 속 단면적인 가사가 화두를 던졌다.


산이는 콘서트에서 일부 관객이 "싫다"고 답하자 "나는 여러분이 좋다. 나를 왜 싫어하나. 나는 여러분을 사랑으로 대하겠다"고 받아쳤다. 이후 한 관객한테서 비방이 적힌 인형을 받아든 뒤 작심한 듯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여기 온 '워마드', '메갈' 너희들한테 한마디 해 주고 싶은 건 아이 돈트 기브 어 X(I Don't give a fuxx). 워마드 노(No) 페미니스트 노(No) 너네 정신병"이라고 소리쳤다. 자신을 비판한 래퍼 제리케이를 겨냥해 욕설하기도 했다.


이어 "네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데 내가 존중할 필요는 전혀 없다"며 "여러분이 여기 돈 주고 들어왔지만, 음식점에 갔다고 그냥 막할 수 있는 거 아니다. '갑질'하지 않는 멋진 팬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아무리 공격해도 전 하나도 관심 없다"고 외쳤다. 관객들은 산이의 태도가 부적절하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공연은 잠시 중단됐다.


단순히 자신을 '싫다'고 한 이들을 특정 사이트 회원으로 몰고 가며 분위기를 저하시킨 것. 또한 스스로 여자를 혐오하지 않는다고 밝힌 산이가 "페미니스트는 정신병"이라고 말한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브랜뉴뮤직 대표 라이머는 무대에 올라 "혹시라도 공연 중에 기분이 상하신 분이 계신다면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랜뉴뮤직 아티스트는 다 생각이 다르다. 각자 자신들의 신념과 소신이 있을 수 있다. 그들의 생각을 소중하게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음악과 사상은 달라도 우리는 다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강민희, 그리, DJ 쥬스, 버벌진트, 범키, MXM, 양다일, 이강, 이루펀트, 옌자민, 칸토와 그룹 워너원으로 활동 중인 박우진, 이대휘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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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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