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남농구 한국, 104-65로 가볍게 인도네시아 제압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농구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가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렸다. 한국팀 선수들이 경기 후 심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8. 8. 14.자카르타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충분히 증명됐다. 귀화한 리카르토 라틀리프(한국명 라건아)는 기대했던 그대로 든든히 골밑을 지배하며 허재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에도 잘 맞는다. 김선형, 이승현, 전준범, 허일영 등의 컨디션도 좋다. 이기적인 선수 없이 이타적으로 각자 장점을 발휘하면서 팀에 녹아들었다. NBA(미국 프로농구) 선수 조던 클락슨이 버티는 필리핀을 넘으며 분위기도 한껏 끌어올렸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2연속 아시안게임(AG)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무엇보다 과정이 순조롭다. 허재 감독이 구성한 시나리오대로 풀린다. AG에 앞서 열린 윌리엄 존스컵과 농구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며 기량과 컨디션을 점검했고 AG에선 강팀에 대비해 조각을 맞췄다. 주전 선수 5명을 확정짓고 빠른 공수 전환과 내외곽의 조화를 앞세운 농구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첫 번째 고비였던 필리핀전도 클락슨에 대비한 지역방어가 1, 2쿼터에 통하면서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클락슨이 공을 잡으면 1선과 2선을 모두 막아 3점슛을 유도했고 클락슨은 1쿼터에 야투 8개 중 1개만 성공했다. 3쿼터 들어 클락슨이 3점슛 감을 잡았지만 그래도 클락슨에게 25점만 허용하며 전략적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위기 상황에서 대처 능력도 돋보였다. 라틀리프에게 주구장창 패스만 하는 게 아닌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새로운 활로를 뚫어 공격을 전개했다. 필리핀전 4쿼터 중반 라틀리프 중심의 공격에서 탈피해 김선형과 이승현의 2대2를 들고 나왔다. 김선형이 이승현의 스크린을 타고 코트를 휘저으며 한국이 승기를 잡았다. 필리핀이 라틀리프에게 적극적으로 더블팀을 붙는 순간 또다른 카드를 펼쳐 필리핀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론적으로 세 번의 오픈 찬스가 나는 2대2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전준범, 허일영 등 3점슈터도 오픈찬스에서 외곽슛을 꽂았다.

그런데 한국은 아직 최강의 카드를 뽑지 않았다. 돌파력이 뛰어난 김선형과 힘과 스피드를 두루 지닌 라틀리프의 2대2 플레이다. 김선형은 “일단 라틀리프가 합류해 골밑이 강해졌다. 하지만 아직 의사소통에선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라틀리프가 급한 상황에서 한국어를 바로 캐치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래도 점점 호흡을 맞춰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라틀리프 또한 “김선형과 평소에 농구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새 짝을 만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KBL(한국프로농구)를 지배한 라틀리프는 모비스와 삼성에서 뛸 때 한국 가드들과 절묘한 2대2 플레이를 펼치곤 했다. 그런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2대2 보다는 골밑에서 1대1 공격에 치중하고 있다. 정교한 호흡이 요구되는 2대2를 무리하게 펼치기 보다는 안정적인 1대1에 집중한다. 하지만 점점 동료들과 손발이 맞고 있는 만큼 이란과 준결승에서는 김선형과 라틀리프의 2대2도 기대해볼만 하다. 2008~2009시즌부터 2012~2013시즌까지 NBA에서 뛴 이란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외곽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라틀리프가 2대2를 하는 게 효과적이다. 하다디는 일본과 8강전에서 22점 15리바운드로 이란을 4강으로 올려 놓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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