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정_01
지난 2013년 엠넷 ‘슈퍼스타K5’ 우승자인 가수 박재정은 가요계의 소문난 축구광이다. 지난 2016~2017년 2년간 K리그 홍보대사로서 전국 축구장을 누비며 선수들과 친분을 쌓았고 어떻게 대중에게 K리그와 축구의 매력을 알릴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박재정의 축구여행’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고정 연재하며 K리그 메신저를 자임하는 등 역대 그 어떤 K리그 홍보대사보다 K리그 홍보에 열을 올렸던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지난 2016년 MBC 예능 ‘능력자들’에 출연해 축구 유니폼 수집이 취미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박재정은 당시 약 200벌의 유니폼을 갖고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었다.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는 그는 스포츠서울을 통해 ‘박재정의 슈팅스타K’라는 제목으로 월드컵과 축구 이야기를 전달한다.<편집자주>

안녕하세요. 스포츠서울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2016~2017년 K리그 홍보대사였던 박재정입니다. 저는 홍보대사직을 다른 분께 넘기고 다시 조용히 축구를 좋아하는 청년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름대로 K리그 홍보대사로서 노력했는데 큰 성과를 거두진 못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합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제가 만났던 자랑스러운 태극 전사들과의 에피소드를 공개할까 합니다.

처음 제가 만났던 강렬한 태극 전사는 TV 속의 영웅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다 같이 하나 됐던 시간, 2002 한일 월드컵! 그 때 우리는 경기장, 거리, TV 속에서 자랑스런 태극 전사들과 만났죠. 그 때 저는 8살이었습니다. 기억이 잘 안나지만 모두가 밝게 웃었고 그 때의 대한민국 축구는 정말 어느 누구보다 강했고 그 누구와도 당당하게 대결을 펼칠 수 있는 강한 자신감을 가진 호랑이였습니다. 그 때의 만남이 축구에 대한 제 관심의 시작이자 2018 월드컵을 맞는 또다른 설렘의 원천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10년 K리그 경기를 보러다니는 중학생 때는 저도 모르게 구자철 선수에게 빠졌습니다. 당시 구자철 선수는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는데 어느날 상암 월드컵경기장으로 원정 온 구자철 선수에게 유니폼을 흔들며 사인을 해달라고 외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때 구자철 선수는 흔쾌히 직접 올라와 제게 사인을 해줬죠. 작년이었나요. 미용실에 커트를 하러갔다가 우연히 구자철 선수를 만났는데 기억을 못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렇지만 저와 제 동생은 마음 속에 구자철 선수의 따뜻함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구자철 선수 화이팅!

슈퍼스타K5에서 우승한 후 유니폼 동호회 지인이 축하의 선물로 제가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선물해주겠다고 하셨어요. 당시 저는 이용 선수를 굉장히 좋아해서 말씀을 드렸더니 그 날 제 숙소 앞으로 오셔서 이용 선수의 사인 유니폼을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유니폼에 심지어 제 이름까지 적어주셨었죠. 참 그 때 무척이나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지금까지 그 하얀 유니폼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소장품입니다.

K리그 홍보대사를 하면서 박주호 선수, 김민우 선수와 우연히 만나서 운명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도 나네요. 참 여러모로 저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이렇게 선수들을 만나면서 ‘참 따뜻한 사람들이구나’라는 사실을 가장 크게 느꼈습니다. 선수들을 만나면 “K리그에 도움이 되기 위해 저는 무엇을 해야하나요?”라고 항상 물어보는데 그들은 딱 부러지게 답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넉넉한 웃음으로 고마움을 표현해 주셨습니다. 팬심으로 열심히 돌아다니고 느껴보니 제가 K리그에 도움을 줬다기보다는 오히려 과분한 도움을 얻은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축구 선수들, 관계자들을 만났던 기억은 저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더 알고 싶었고, 더 많이 아는 것이 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는 사명감으로 홍보대사를 맡았습니다.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응원’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끝까지 뜨겁게 응원해 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축구 대표팀 화이팅, 그리고 K리그 화이팅!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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