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컬링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김은정,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김영미, 김민정 감독이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9회 홍진기 창조인상 사회부문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용일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좋은 경쟁자가 늘어나는 건 반가운 일이다.”

여전히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지 3개월이 다 돼 가지만 여자 컬링 ‘팀 킴(Team Kim·경북체육회)’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다.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올림픽 은메달 신화를 쓴 이들은 대회 직후 세계선수권과 그랜드슬램 등 굵직한 메이저 대회를 소화한 뒤 최근 들어서야 꿀맛같은 휴가를 보내고 있다. 물론 온전히 개인 시간을 보내긴 쉽지 않다. ‘팀 킴’을 찾는 여러 행사와 시상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민정 감독을 비롯해 김은정(스킵) 김경애(서드) 김선영(세컨드) 김영미(리드) 김초희 ‘완전체’가 다시 한 번 모였다. ‘팀 킴’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 9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에서 사회부문 수상자에 선정됐다. 컬링 불모지 여건에도 어린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훈련해온 팀 정신을 발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국민 사기를 끌어 올리고 통합에 이바지한 점을 높이 샀다. 김 감독은 “컬링의 어두운 현실에서 한 줄기 빛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는 팀이 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본지와 만난 이들은 “올림픽 마치고 여러 상을 받고 있는데 늘 받을 때마다 신기하고 영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빠듯했던 ‘올림픽 시즌’을 모두 마친 이들은 각자 집에서 푹 쉬면서 못 만난 친구들을 만나 문화생활도 즐기고 있단다. 막내 김초희는 1년 전과 비교해서 알아보는 주변인이 많아져 놀랍다며 웃었다. 그는 “치료받을 게 있어서 병원에 갔는데 ‘올림픽 때 너무 고생했다’면서 무료로 물리치료도 해주시더라. 음식점이나 카페에 가도 서비스를 많이 해주셔서 부끄럽기도 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쌍둥이’ 영미-경애 자매는 휴가만큼은 따로 보내고 있다. 김영미는 “각자 친구를 만나서 보내는 편”이라고 했다. 김경애는 “언니는 집에서 조용히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며 “그동안 못 가본 곳도 많이 가봤다”고 말했다. ‘어디를 갔느냐’는 말엔 “서울을 자주 놀러왔다”고 웃었다.

‘팀 킴’은 이제 새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대비한다. 이전까지 컬링 국가대표 선발전은 4~5월께 열렸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관리위원회가 들어선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아직 새 회장 선거 날짜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국가대표 선발전도 여러 행정 시스템 재정비와 함께 연기됐다. 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회의를 통해 오는 8월에 대표 선발전을 열기로 잠정 확정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과거보다 시일이 늦어지면 대표 선수들 훈련 시간이 줄어들기에 아쉬운 부분”이라며 “8월에 경기장이 최상의 아이스 컨디션을 유지할지도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김선영도 “대표팀은 시즌 계획을 미리 짜야 하는 데 아무래도 8월에 결정이 되면 촉박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창주 관리위원은 이날 “현재 선수 등록 규정 등 (대표 선발전 이전에) 여러 가지 손봐야 할 부분이 많더라”며 “우선 올해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특별한 대회는 없는 상황이기에 최대한 이르게 정비한 뒤 선발전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토]여자 컬링 대표팀, \'1위 신고합니다!\'
김은정이 지난 2월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스웨덴과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한 뒤 관중석을 향해 거수 경례하고 있다. 강릉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포토]\'잘 싸웠다\' 여자 컬링! 은메달 시상대 위로 자랑스럽게!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을 확정한 뒤 시상대 위로 올라가고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팀 킴’이 선전하면서 2014 소치 대회 국가대표로 나선 경기도청 등 라이벌 팀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대표 선발전에서 ‘팀 킴’과 결승에서 격돌해 1차전에서 승리하는 등 돌풍을 일으킨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 송현고가 최근 춘천시청에 둥지를 틀어 화제가 됐다. 김은정은 “좋은 경쟁자가 나오는 건 우리가 바란 것이다. 컬링이 발전하려면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항상 해온 것처럼 결과보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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