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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과 롯데 레일리가 11일 마산구장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마산 |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NC와 롯데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이 열린 마산 구장에서 경기전 훈훈한 광경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준PO 2차전에서 뜻하지 않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얽힌 NC 나성범과 롯데 브룩스 레일리였다.

레일리는 지난 9일 사직 구장에서 열린 준PO 2차전에서 롯데 선발 투수로 나섰다.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던 레일리는 6회초 선두 타자 나성범을 상대하다 부러진 배트 파편에 왼쪽 발목을 맞았다. 유니폼이 피로 흥건해질 정도로 상처가 깊었다. 이 때 나성범이 레일리에게 다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부상 상태를 살핀 후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이며 미안함을 표현했다. 승부를 떠나 동업자 정신이 빛난 순간이었다. 11일 경기에 앞서 마산 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NC 김경문 감독은 “선수단에서 베테랑 선수와 고참들이 후배들에게 이런 교육을 잘한다. 어차피 야구판은 돌고 돈다. 모든 선수들이 동업자다. 나성범의 자세가 보기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세 바늘을 꿰맨 레일리는 남은 준PO 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불의의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레일리는 팀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마산 구장에 동행했다. 레일리가 경기장에 온 사실을 안 나성범은 경기 전 구단 통역과 함께 롯데 더그아웃을 찾았다. 레일리를 만나 안부를 묻기 위해서였다. 나성범은 레일리가 다가오자 “괜찮냐”며 왼쪽 발목 상태를 먼저 살폈다. 레일리는 환하게 웃으며 “문제 없다”고 답했다. 이후 짧게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은 서로를 안아주며 남은 경기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2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훈훈한 분위기가 두 사람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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