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강민호, 1차전의 수모를 씻겠다!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가 9일 사직 구장에서 진행된 ‘2017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NC와의 2차전에서 1회 수비를 준비하며 헬멧을 쓰고있다. 2017.10.09. 사직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영길 객원기자] 롯데가 정말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 치열한 투수전에서 포수 강민호의 판단이 빛났다. 롯데 투수들의 코너워크도 정말 뛰어났다. 롯데 타자들의 컨디션은 여전히 떨어져 있으나 2차전 승리로 다시 올라올 수 있다. 더불어 준플레이오프 시리즈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차전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 브룩스 레일리가 아프지 않다면 5차전에서 롯데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 양 팀 선발투수가 자기 역할을 해줬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경기 중반까지 선발투수가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레일리가 수준 높은 투구를 했다. 박종철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했다. NC 타자마다 확실한 전략을 들고 나왔다. 1회초 재비어 스크럭스와 첫 대결에서 계속 아웃코스로 가다가 마지막 공 하나를 인코스로 선택해서 삼진을 잡았다. 구종이 다양한 장점을 확실하게 살렸다. 후반기부터 맹활약한 레일리의 모습이 이날 포스트시즌 경기서도 이어졌다. 강민호와 호흡도 잘 맞았다.

장현식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정말 중요했다. 처음 3선발의 임무를 안고 치르는 포스트시즌 아닌가. NC의 이번 포스트시즌 성적은 장현식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장현식이 정말 좋은 투구를 했다. 롯데 타자들의 장현식의 직구에 타이밍이 다 늦었다. 5회 이후 체력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시속 140㎞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졌다. 장현식은 슬라이더만 좀 더 가다듬으면 국가대표 투수가 될 것이다.

- 순항하던 레일리가 6회초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에 맞으며 교체되고 말았다. 양 팀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는데.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가 경기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었다. 레일리가 무실점으로 잘 던졌는데 롯데 입장에선 너무 아쉬운 교체였다. 더불어 롯데 불펜진이 1점차 리드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롯데 불펜진이 포스트시즌서도 1점차 승부를 지켜낼 수 있을지 이번 2차전을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 실제로 7회초 롯데는 위기와 마주했다. NC가 선두타자 손시헌이 볼넷을 골라 출루하며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찬스를 만들었다.

레일리 때는 NC 타자들이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박진형으로 바뀌고 나서 공을 보는 여유가 생겼다. 7회초 손시헌이 대표적이다. 레일리와 상대할 때는 승부를 내는데 급급했는데 박진형과 붙자 편하게 공을 골라서 출루했다. 주자 1루에서 좀처럼 번트를 대지 않는 김경문 감독도 승부처임을 파악하고 바로 대타와 대주자를 교체하며 번트를 지시했다.

- 하지만 롯데 불펜진이 7회초 1사 2루 위기도 극복했다.

강민호의 마운드 방문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정말 좋은 타이밍에 강민호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7회 롯데에 가장 위협이 될 수 있는 NC 타자는 박민우였다. 박민우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타격 컨디션이 아주 좋다. NC 타선에서 가장 정확도가 높은 타자다. 2사 2루 박민우 타석에서 강민호가 조정훈에게 코너워크를 확실히 하자고 주문했던 것 같다. 비록 볼넷을 줬지만 가장 위험한 타자를 넘기고 모창민과 승부를 건 게 적중했다. 고의4구로 박민우와 승부를 피했다면 조정훈의 자존심이 상할 수 있었고 모창민과 승부에도 지장을 줄 수 있었다. 비록 모창민이 1차전서 만루홈런을 쳤지만 투수 입장에서 모창민은 박민우보다 편한 타자다. 정확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모창민이 장타는 있으나 안타를 칠 확률이 박민우보다 떨어진다. 결과적으로도 이 선택이 적중했다.

- 롯데는 쉽지 않은 1점차 승부서 무사히 마무리 손승락까지 연결했고 결국 리드를 지켜냈다.

롯데는 정말 큰 경기를 잡았다.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실책까지 나와 이기기 힘든 경기였다. 강민호의 판단과 투수들의 호투가 2차전 승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번즈의 5번 타순 이동은 실패다. 5번에 번즈가 있으니 NC 투수들이 이대호와 승부를 피해도 부담이 없다. 번즈는 찬스서 너무 쉽게 배트를 내미는 성향이 있다. 롯데는 5번에 확실한 타자가 있어야 제대로 이대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타순 조정은 여전히 롯데의 과제다.

- 1승1패가 되면서 준플레이오프시리즈가 장기전으로 흘러갈 것이라 보는가?

그럴 가능성이 높다. 2차전을 NC가 이겼다면 마산에서 시리즈가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롯데가 큰 경기를 잡으면서 5차전까지 갈 확률이 높아졌다. 레일리의 부상 정도도 변수다. 레일리의 몸상태가 괜찮다면 5차전 마지막 승부서 나올 수 있지 않나. 전반적인 수비력은 NC가 우위다. 다만 롯데는 이번 승리로 분위기를 탈 수 있다. 2차전 승리로 부산 롯데 팬들이 마산구장을 많이 찾으면서 양 팀 관중들의 응원 열기도 더 뜨거워질 것이다.

정리|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