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박태환이 지난해 8월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수영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리우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초반 50m와 막판 50m는 작전대로 잘 됐다. 그러나 중반 레이스가 문제였다.

박태환은 24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첫 날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38을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지난 5월 미국 아레나 스윔시리즈에서 이룬 자신의 올시즌 최고기록과 똑같은 기록을 냈으나 2011년 상하이 대회 이 종목 금메달 이후 6년 만의 입상은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예선 탈락의 충격도 어느 정도 씻어내면서 자신의 건재를 알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우승은 박태환의 라이벌 쑨양에게 돌아갔다. 3분41초38로 올시즌 세계 최고기록을 수립하며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맥 호튼(호주)이 쑨양보다 2초 이상 늦은 3분43초85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리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가브리엘레 데티(이탈리아)가 3분43초93으로 3위에 올랐다. 수영계 예상대로 이 종목 3총사가 금·은·동을 나눠가졌다.

박태환은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자신의 작전을 언론에 설명한 적이 있다. 초반 50m에서 경쟁자들에 뒤지지 않고, 막판 50m에서 스퍼트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스퍼트에 자신 있는 박태환은 특히 첫 50m에 많은 신경을 쓰는 듯 했다.

결승에서 박태환은 자신의 구상을 어느 정도 실천했다. 스타트 반응이 0.62초로 결승에 오른 8명 가운데 가장 빨랐던 박태환은 0~50m 구간을 25초82초 주파, 2위로 치고 나섰다. 쑨양(26초03)은 4위에 그쳤고, 호튼과 데티는 하위권이었다. 마지막 350~400m 스퍼트도 훌륭했다. 박태환은 마지막 50m에서 26초43을 기록했는데 이는 1위에 해당한다. 쑨양이 26초61, 호튼은 26초88, 데티는 26초96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레이스 중반이었다. 특히 200~350m에서 50m 구간별 기록이 계속 하위권에 머물러 이미 350m 지점에 다다랐을 때 입상과는 거리가 먼 상태가 됐다. 200~250m 구간을 28초82로 끊어 7위에 그친 박태환은 250~300m 구간도 28초86으로 6위에 그쳤다. 300~350m 구간도 28초75로 7위였다. 박태환이 고전하는 와중에 쑨양은 3개 구간에서 27초94(1위), 28초37(2위), 27초59(1위)를 기록하며 선두로 쭉쭉 치고 나섰다. 호튼은 28초09(2위), 28초54(3위), 28초51(3위)를 기록했다. 데티는 28초33(3위), 28초33(1위), 28초00(2위)이었다.

중반 페이스가 계속 떨어지다보니 자신이 생각했던 초반 50m와 막판 50m 기록이 준수했음에도 입상권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박태환 입장에선 지난해 리우 올림픽 예선탈락 충격을 딛고 결승에 진출, 4위까지 올라선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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