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
2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삼성의 경기. KIA 김선빈. 2017. 6. 27.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작은 거인’ KIA 내야수 김선빈(28)이 타격왕을 향한 질주를 다시 시작했다. 오른쪽 발목 통증을 털고 일주일 만에 선발 출장해 안타 3개를 터뜨리며 타격왕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김선빈은 11일 광주 NC전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1회말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구창모의 커브를 공략해 적시 2루타를 날렸고 3회말과 5회말에는 연타석 좌전안타를 날려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로써 김선빈은 올시즌 15번째 한 경기 3안타 이상을 기록했고 시즌 타율을 0.384로 끌어 올렸다.

흥미롭게도 이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그라운드 위에는 김선빈의 경쟁자들이 나란히 타석에 섰다. 타율 2위 KIA 최형우와 4위 NC 나성범도 선발출장했는데 최형우는 3타수 1안타, 나성범은 4타수 4안타를 쳤다. 시즌 종료까지 60경기 이상이 남았기 때문에 타격왕을 예상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경쟁자와 대결에서 꾸준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김선빈이다.

사실 군입대 전인 2014시즌까지만 해도 김선빈은 밀어서 타구를 우측으로 날리는 데에만 치중했던 타자였다. 단타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고 타석에서 투수에게 공포를 주는 타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상무에서 보낸 2년 동안 타격 메커니즘에 과감한 변화를 꾀했고 군 전역 후 다시 KIA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좌측으로도 힘 있는 타구를 펑펑 날리고 있다. 그러면서 김선빈은 이날 경기 전까지 장타율 0.485를 찍으며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 장타율 0.400 이상을 기록 중이다. 단타 위주의 똑딱이 타자에서 완벽히 탈피한 것까지 고려하면 올시즌 김선빈의 타격 고공비행은 큰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왜소한 체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피눈물 나는 노력이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경기 후 김선빈은 ”쉬다가 오랜만에 나오다보니 배팅 훈련할 때 방망이가 조금 무거운 느낌이 있었다. 경기 들어가서 집중했던 게 운까지 따라주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쉬는 기간 모든 타자들이 잘 치길래 웬지 나 혼자 못 칠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특히 그동안 내 자리에 대신 나왔던 (최)원준이가 잘쳤기 때문에 최대한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이었는데 집중한 결과 좋은 타격이 나왔다. 발목이 아직 살짝 불편하긴 하지만 처리할 수 있는 타구에만 집중하자는 전략이기에 앞으로 수비하는데 무리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KIA도 김선빈이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KIA는 이날도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11경기 연속 두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김선빈을 비롯한 타선의 지원을 받은 KIA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는 여유있게 외국인선수 최다 연승 기록을 달성했다. 헥터는 117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8안타 3볼넷 3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4승, 지난해 10월 2일 광주 kt전부터 15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헥터는 2014년 넥센 앤디 밴헤켄의 14연승을 넘어 최다 연승 외국인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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