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동현부상에걱정스런양상문감[SS포토]
2일 열린 2017프로야구 넥센과 LG의 개막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회말 1사후 윤지웅에 이어 등판한 이동현이 연습피칭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바로 교체되고 있다. 그라운드로 나서는 양상문 감독. 2017.04.02.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정석과는 거리가 먼 운용이지만 지금 우리 상황에선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궁여지책이 아닌 명쾌한 해답이었다. 임정우의 이탈로 집단 마무리투수 체제를 택한 LG가 철벽 뒷문을 유지하고 있다. 현미경 분석을 통해 불펜 운용에 변화를 주면서 승리를 완성한다.

원한 그림은 아니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집단마무리, 혹은 더블스토퍼 체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곤 했다. 양 감독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임정우와 정찬헌이 마무리투수 경쟁을 할 때도 “마무리투수는 한 명으로 고정시켜야 한다. 마무리투수와 셋업맨을 확실히 정해놓고 시즌에 들어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양 감독은 2016시즌 개막에 앞서 임정우를 마무리투수로 낙점했고, 시즌 끝까지 임정우에게 뒷문을 맡겼다. 임정우가 흔들릴 때도 있었으나 특유의 뚝심으로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임정우는 지난해 28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리그 2위에 올랐다.

그런데 LG는 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또다시 마무리투수 자리에 물음표가 붙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던 임정우가 지난 2월 대표팀 캠프에서 어깨에 통증을 느끼며 하차하고 말았다. 당시 복귀까지 한 달 이상이 걸린다는 진단이 나왔다.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신정락, 정찬헌, 김지용 등을 두고 고심한 양 감독은 상황에 맞춰 불펜진 전체를 활용하는 집단마무리 카드를 빼들었다.

43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양 감독의 결단은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LG는 17번의 세이브 찬스에서 15번 세이브를 올리며 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은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보통은 신정락이 9회를 책임지지만 신정락의 구위가 떨어졌을 때는 다른 투수가 신정락을 대체한다. 지난 4일 잠실 NC전에선 윤지웅이 세이브를 올렸고, 6일 잠실 두산전에선 최동환이 세이브를 기록했다. 20일 잠실 롯데전에선 김지용이, 21일에는 진해수가 세이브 상황에서 임무를 완수했다. 22일 현재 LG 불펜진의 세이브 분포도를 보면 신정락이 8세이브, 김지용과 정찬헌이 2세이브, 최동환, 윤지웅, 진해수가 1세이브씩 기록 중이다.

[SS포토]김지용, \'우리가 이겼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가 한화를 4-1로 물리쳤다. 김지용이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7.5.14. 잠실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겉으로는 단순해 보일지 몰라도 철두철미한 과정이 바탕이 된 불펜 운용이다. 매일 투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하고 상대 타자와의 상성을 계산한다. 양 감독은 지난 21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강상수 코치와 경헌호 코치가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투수들을 유심히 본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4, 5개 공을 던지는 것까지 판단을 해서 전체적인 불펜 운용 계획을 짠다. 물론 상대 타자의 특성도 고려한다. 9회가 아니더라도 승부처에선 구위가 좋은 투수를 낼 수 있다. 전날 경기에서 동환이가 강민호에 맞춰 나온 것도 동환이의 슬라이더면 강민호를 이길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석과는 거리가 먼 운용이지만 지금 우리 상황에선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우리 불펜 투수 중에는 지용이가 볼에 힘이 가장 좋다. 그래서 전날 세이브 상황에서 지용이를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집단마무리 방정식을 풀어놓았다.

LG는 당분간 집단마무리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양 감독은 “정우가 조만간 2군 경기 일정을 잡는다. 마무리투수기 때문에 실전을 통해 이닝을 늘려가는 과정은 없다. 상태만 괜찮다면 빨리 1군에 올릴 수 있다”며 “정우 복귀 후 불펜운용은 그 때가서 결정하겠다. 정우가 마무리투수로 나설 수 있는 상태라면 당연히 정우에게 9회를 맡긴다. 그러나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면 그대로 불펜을 운용할 것이다”고 전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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