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이 2017년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성실한 팬서비스로 야구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는 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비난의 대상이 된 선수들의 팬 사인회 거부 논란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지난 27일 선수협회 이사회에서 구단이 주는 메리트(성적 보너스)가 부활하지 않으면 팬 사인회를 거부하겠다는 말이 나왔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뒤 선수협회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이와 관련해 이호준(41·NC 다이노스) 선수협회 회장은 “메리트 요구와 팬 사인회 거부 주장은 사실도 아니며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프로야구 선수가 어떻게 팬을 볼모로 구단과 협상하겠느냐”면서 “팬 사인회, 보이콧이라는 단어는 회의에서 나오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어느 쪽에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나도 궁금하다”며 “그런 발언이 프로야구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들고,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을 얼마나 힘 빠지게 하는 말인지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회장은 “메리트가 사라진 지난해, 이 문제가 선수협회 안건으로 상정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구단이 주면 주는 것이고, 안 주면 선수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라며 메리트 문제를 팬서비스와 결부 짓는 시각을 단호히 반대했다.

 각 구단은 성적을 위한 당근책으로 월간 승률, 특정팀과의 라이벌전, 주간 승률 등 여러 기준에 따라 선수단에 ‘보너스’를 지급해오다가 지난해 일괄 중단했다.

 다만, 메리트와 무관한 저액 연봉 선수들의 불만을 받고 구단에 건의 사항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고 이 회장은 소개했다.

 이 회장은 “예전에는 프로 구단들이 전지훈련을 떠날 때나 명절이 되면 선수들에게 선물 구매 성격의 소정의 격려금을 줬다”면서 “하지만, 각 구단이 알아서 책정하던 이런 소액의 격려금마저 10개 구단 단장들이 선수들과 상의없이 회의로 동일 액수로 결정하는 모습을 보고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유계약선수(FA) 100억 원 시대와 함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심화와 구단의 지원 감소로 과거와 비교해 저액 연봉 선수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만큼 구단에 선수 복지와 관련한 비용 마련 의사를 타진한 정도일 뿐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도 없다고 선수협회는 밝혔다.

 동석한 김선웅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마치 선수들이 팬 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처럼 알려져 안타깝다”면서 “선수들은 팬 사인회는 물론 유소년야구클리닉, 소외계층 사회공헌활동과 같은 공익사업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며 선수협회 차원에서 선수들의 적극적인 팬서비스를 의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팬서비스와 구단이 주도하는 행사는 구별돼야 한다”면서 “선수협회는 노조가 아니기에 단체행동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의미로 구단에 선수 복지 수당을 문의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협회는 KBO리그 발전과 리그 운영제도 개선, 선수 복지와 권익 신장을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FA 등급제 도입, 육성 선수 보류제도 폐지 등을 통해 선수 이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5년째 제자리인 1군 등록 시 최대 5천만 원까지 연봉을 보장하는 1군 수당과 최저연봉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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