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겉모습은 다소 거칠지만, 그 속내는 부드럽고 깊다.

배우 박정민은 언제나 늘 솔직했다. 강우석 감독이 영화 ‘전설의 주먹’에서 ‘가능성 있는 신예’로 얼굴을 알렸을 때나, ‘파수꾼’ 그리고 ‘동주’ 두 작품을 통해 배우로 인정을 받았을 때 “아직 갈길이 멀어요. 더 열심히 해야죠.”라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매 작품을 만났을 때 그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으려 노력을 아끼지 않아 ‘노력파 배우’로도 통한다.

“저 같은 외모는 여자한테 무조건 잘해야해요. 그래야 좋아해주지 않겠어요? 그리고 전 강하늘이 정말 잘 생긴 것 같아요”라며 넉살좋게 웃을 때는 영화 속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박정민은 보면 볼 수록 매력있는 사람”이라며 그의 인성을 칭찬하기도 한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고,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거듭 도전을 하는 배우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김경원 감독)를 통해 그는 또 한 번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영화는 어느 날 눈을 뜨니 세상을 발칵 뒤집은 아티스트로 탄생한 지젤(류현경 분)과 또 다른 아티스트 재범(박정민 분)의 놀라운 비밀을 다룬 작품.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작품을 맞이하고 있는 배우 박정민을 만났다.

- 샛별 → 연기파 스타로 성장했다.

연기파 배우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아직 모르겠어요.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아서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단, 드라마의 영향은 있었어요. 예전에 비해 “어? 아닌가?”이렇게 알아보시는 분들은 있거든요. 그래서 불편한 점은 거의 없어요.

- ‘아티스트~’ 이 작품을 하게 된 계기는 배우 류현경의 역할도 컸을 것 같다.

누나가 먼저 ‘캐스팅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감이 왔죠. 누나와 함께 더 편하게 많은 것을 해볼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많이 받아주고, 참 재미있는 촬영이었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다 해봤어요. 물론, 거의 편집됐지만, 현장분위기는 최고였어요.

- ‘슬럼프를 겪었다’는 얘기를 많이 했더라.

‘동주’라는 영화를 만나기 전, 슬럼프가 왔죠. 그러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 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그러면서 ‘아티스트~’의 시나리오가 들어왔죠. “내가 이 시나리오를 과연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있었죠.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서 하지않으려 했어요. 그러다 감독님에게 홀린 것 같아요. ‘내가 조금 부족해도, 이 감독님이면 믿고 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는 용기가 다시 생긴 것 같아요.

- 한 때 “유학을 가고 싶었다”는 말도 했었다.

당시 큰 마음은 유학이었어요. ‘안 될 놈은 안돼’이런 말이 있잖아요. 제가 너무 ‘안 될 놈’ 같았어요. 그 마음이 굉장히 컸죠.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제가 도망갔다고 지금 연기를 안하고 있을까요?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박정민
배우 박정민.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연기 그리고 소속사 선배 황정민에 대한 느낌은 남다를 것 같다.

당연하죠. 배울 게 너무 많아요. 현장에서 같이 있었던 시간은 별로 없지만, 들리는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누군가를 만났는데, 정민 형님이랑 있었던 얘기를 들려줘요. 현장에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나, 연기 등등요. 그러면 저는 속으로 ‘분명히 그렇게 행동을 한 이유가 있었을거야’라는 생각이 들죠. 자연스럽게 저도 형님처럼 똑같이 따라해보기도 해요. 왜 그렇게 치열하게 연기를 하고, 제일 먼저 현장에 일찍 가시는지 저도 자연스럽게 알게됐죠. 존경하는 형님, 아직 주제넘지만 따라해보고 있어요.(웃음)

- 배우 강하늘, 역시 동료이자 경쟁자로 뭔가 남다른 느낌일 것 같다.

하늘이는 잘 생겼잖아요. 저는 정말 하늘이가 미남이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는 ‘나와 가는 길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친해지면서 ‘성향이 비슷한 사람’으로 변했죠. 함께 대화를 하다보면, 고민하는 지점들이 비슷하고, 어떻게 연기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점도 같아서 놀랐어요. ‘동주’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를 해봤는데, 그 실력에 또 한 번 놀랐죠. 전 하늘이가 하는 연기는 영화 드라마 모두 다 봐요. 제가 감히 하늘이 연기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죠. 맹목적인 응원을 하고 있어요. 둘다 유명해지지 않았을 때 회사 매니저에게 “빨리 하늘이를 더 잘 되게 해주세요”라고 했어요. 그게 더 빠른 길인 것 같아서요. 그만큼 그를 좋아해요.

- 배우 생활을 하면서 갈림길의 순간이 있을텐데. 어떠한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위기는 물론 왔어요. 일이 잘 안풀렸던 시기가 있었어요. 주변에서도 많이 안스러워했고요. 그런데요. 인지도를 위해 작품을 선택하면, 따라와주지 않더라고요. 결국 제 자리로 돌아와 “연기나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치열하게 왔더니, 인지도가 따라와줬어요.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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