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삼성 류중일 감독, 플란데를 어찌할꼬...?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이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0-5로 뒤진 3회 선발 플란데가 불안한 투구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16.09.07.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1일 롯데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안부를 묻는 질문에 “요즘은 낙이 없다”며 한마디를 보탰다. 그는 “지난 해까지는 한국시리즈에 누가 올라올까 지켜보며 계산기를 두드렸는데 이번엔 포스트시즌에도 오르지 못했으니 기나긴 가을을 보내게 생겼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삼성에겐 너무나 낯선 가을풍경이다. 그러나 “물론 성적이 나지 않은 이유는 있다. 감독의 능력이 모자랐을 수도 있고 선수들이 빠져나간 것이나 외국인선수 부진 등도 거론된다. 그러나 전력이 부족해도 성적을 내야 하는 것이 감독의 임무다. 감독은 절대 핑계를 대면 안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류 감독은 “성적은 나쁘지만 처음 지휘봉을 잡았던 2011년 초반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그 때는 첫 해에 어떻게 할까 걱정이 많았고 답답했다. 오죽했으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가기 싫다고 했겠나”고 속내를 털어놓으며 향후 구상을 술술 풀어냈다.

류 감독은 이날 상무에서 전역한 뒤 인사차 대구구장을 찾은 외야수 김헌곤과 투수 이수민, 포수 김민수 등에게 “훈련은 얼마나 쉬었는가”, “언제부터 팀에 합류하나”, “숙소는 마련했나” 등등을 하나하나 체크한 뒤 돌려보냈다. 그는 “포수 이흥련과 내야수 김재현은 경찰청 입대가 확정됐는데 박해민은 1년 더 뛴 뒤 입대하기로 했다. 이흥련이 입대하면 포수를 한두명 구해야 한다. 이정식은 나이가 많아서 김민수나 신인 나원탁을 지켜봐야 한다. 김재현이 빠지면 내야 백업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병곤도 눈여겨보고 있다”며 곧 입대할 선수들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2~3년 뒤까지 내다보는 포석까지 세밀하게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류 감독은 “기존 선수들이 빠졌을 때 새로운 선수들이 성장하고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올 시즌엔 그게 좀 애매했다. B플랜으로 준비했던 정인욱, 김건한, 백정현 등을 모두 다 써봤는데 못했다고 할 수는 없는데 잘했다고 하기엔 부족하다. 야수 쪽도 마찬가지다. 2루수 백상원도 야마이코 나바로가 비운 자리를 꿰찼는데 내야수로서는 수비 범위가 좁은 편이고 발이 느린 편이라 단독 도루를 하기 어렵다. 송구도 조금 늦는 편이어서 더블플레이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점수를 후하게 줄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야구도 미식축구처럼 공격수와 수비수를 따로 쓸 수 있으면 괜찮은데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하는 선수를 발굴하기가 참 어렵다. 힘있는 우타자가 필요한데도 나성용을 쓰지 못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수비가 안되니 대타나 지명타자로 내보내야 하는데 지명타자 자리엔 이승엽이 버티고 있고 대타로 쓰기에는 김태완이나 배영섭이 낫다”며 전력보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배경을 설명했다.

류 감독은 “지난 해까지는 빠진 전력을 그런대로 메워왔는데 이제는 한계에 왔다. 앞으로는 눈에 띄는 신인선수들을 집중적으로 키워서 실전에 투입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한 번 쓰린 맛을 봤으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고 어느 곳을 메워야 할지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기나긴 겨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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