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심판 매수\' 전북, 변함없는 분위기로 ACL 경기
전북이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 멜버른 빅토리를 상대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치르고 있다. 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전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전북 현대 스카우트 차 모씨가 지난 2013년 심판 두 명에게 경기당 100만원씩 총 500만원을 건넨 이른 바 ‘전북게이트’가 프로축구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전북 구단은 이에 사건이 발표된 지난 23일 공식입장을 내놨으나 해당 사건을 스카우트 개인의 문제로 간주,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이 사건은 과연 전북 직원 한 사람이 생각해서 벌인 일일까. 몇 가지 궁금증을 전북 측 답변과 함께 풀어봤다.

#1.정말 스카우트 개인이 벌인 일일까

사건을 수사한 뒤 해당 스카우트를 불구속 기소한 부산지검 측도 “아직까지는 윗선 누군가가 개입됐다는 증거가 없다. 차 씨가 ‘나 개인적으로 한 일이다’는 답변을 하고 있어 일단 그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6개월 전 경남FC 심판 매수 사건 땐 구단 CEO가 스카우트에 지시를 내려 심판 4명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것보다는 스케일이 작은 셈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팬들은 ‘구단에 큰 누가 될 일을 일개 직원이 보고 없이 단독적으로 할 수 있겠는가’라고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24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을 앞두고 만난 구단 고위관계자는 “심판들도 차 씨 입장에선 축구 후배들 아닌가. 후배들 챙겨준다고 불러서 얘기하다가 형편도 어려우니 용돈하라고 건네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소 이유는 기소장을 봐야 한다. 우리도 정확히는 모른다”고 했다. 전북 측은 “지금 검찰이 밝힌 2013년도 사건 외 다른 금품수수는 없다”고 했다.

#2.돈은 어디서 나왔을까

차 씨는 검찰 측에 “내 개인 월급으로 심판들에게 돈을 줬다”고 했다. 하지만 외부 시선은 싸늘하다. 월급쟁이 계약직 직원이 어디서 돈이 생겨 심판들을 한 번 만날 때마다 100만원씩 주었겠느냐는 것이다. 전북 측에 따르면 차 씨는 생각보다 고액 연봉을 받고는 있다. 모 고교 감독 등을 지내고 지난 2002년 입사한 그는 올해로 전북에서 15년차를 맞았는데 기본 연봉만 1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 관계자는 “여기에 승리수당과 직책수당 등을 합치면 보너스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자금 등에 대해선 “2008년까지는 구단이 법인화되질 않아서 현대자동차 본사가 모든 자금을 관리했다. 2009년 이후엔 구단에서 한 푼의 돈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북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100만원이란 돈이 한 번에 선뜻 주기 어려운, 일반인 입장에선 거액이란 점은 여전히 돈의 출처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3.승부조작은 과연 있었을까

차 씨 주장은 결국 후배들 격려 의미로 준 용돈이었을 뿐,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는 말로 해석된다. 차 씨와 연루된 두 심판은 지난 2013년 K리그 클래식에서 총 8차례 전북 경기 휘슬을 잡았는데 전북은 이 경기들에서 3승3무2패를 챙겼다. 그 외엔 FA컵 준결승에서 3-1로 이긴 경기도 있었다. 정규리그만 놓고 보면 승률이 좋다고 할 수 없는 셈이다. 그 중엔 0-3으로 완패한 경기도 있고,두 골을 먼저 넣다가 두 골을 허용하고 비긴 적도 있다. 해당 심판들이 2013년에 진행한 전북 경기 전체를 놓고 보면 대가성을 발견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물론 이는 논점을 흐리는 주장일 수 있다. 주심들이 특정 경기, 특정 판정에 맞춰 전북이 원하는대로 휘슬을 불어 승점을 이끌어내면 되기 때문이다. 축구계 일각에선 “심판에 돈을 주는 게 유리한 판정을 원하기보단 불리한 판정을 방지하는 차원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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