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롯데의 2024시즌 초반이 너무 힘겹다. 4월이 끝났는데 10승이 안 된다. 11년 만이다. 2010년 이후 30경기 치른 시점에서 10승 미만도 처음이다.

롯데는 4월까지 30경기를 치러 8승 21패 1무를 기록했다. 승률 0.276이다. 단연 리그 꼴찌다. 승률 3할도 안 되는 팀은 롯데밖에 없다. 1위 KIA와 승차 12경기, 5위 LG와 승차 6경기다.

물론 아직 110경기 이상 남았다. ‘절대 못 따라간다’고 말할 시기는 아니다. 그러나 초반 안 좋아도 너무 안 좋다. 일단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지 못한 유일한 구단이다.

롯데가 4월이 끝난 시점에서 10승을 채우지 못한 것은 201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21경기에서 9승 11패 1무를 기록했다.

올시즌보다 승수가 적었던 적도 있기는 하다. 2011년이다. 23경기에서 7승 14패 2무. 그때보다 7경기 더 치렀는데 딱 1승 많다.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다. 당장 승률만 봐도 다르다. 2013년이 0.450, 2011년이 0.333이다.

‘30경기’를 기준으로 두면 더 좋지 않다. 2010년부터 보면, 2023시즌까지 14년간 30경기 치른 시점에서 최소 승수가 12승이다. 네 번 있었다. 가장 최근이 2021년이다. 당시 12승 18패다.

여기에서 4승이나 부족하다. 충격적인 수치다. 그만큼 2024시즌 롯데의 초반 행보가 안 좋은 의미로 ‘역대급’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10월20일 ‘우승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 연봉 6억)이라는 대형 계약을 안겼다.

2015년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 후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우승도 3회(2015·2016·2019)다. 최상의 카드라 했고, 롯데를 바꿀 것이라 했다.

김태형 감독도 “3년 안에 우승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당장 2024시즌에는 가을야구 진출이 목표다. 시즌 전에는 분위기도 좋았다. 스프링캠프 당시 “생각보다 전력이 잘 갖춰져 있다”고 했다. 초반부터 ‘삐걱’거리니 문제다.

스프링캠프에서 한동희가 옆구리 부상을 당하며 조짐이 좋지 않았다. 회복 후 돌아왔으나 이번에는 부진으로 빠졌다. 초반 ‘날아다니던’ 황성빈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주요 선수들의 부진도 아쉽다. ‘170억 FA 트리오’ 유강남-노진혁-한현희가 나란히 1군에서 말소되는 일도 있었다. 유강남은 15일 말소 후 30일 돌아왔는데, 하필 복귀전에서 3회말 팔꿈치에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면서 교체되고 말았다.

마운드도 선발과 불펜이 같이 썩 좋지 못하다. 선발 평균자책점 5.22로 8위, 불펜 평균자책점 5.44로 8위다. 팀 타율과 OPS는 0.262-0.702다. 각각 9위와 10위. 투타 밸런스가 안 맞는다.

아직 끝은 아니다. 힘든 4월이 끝났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을 품어야 할 때다. 지난해 KT가 10위에서 2위까지 올라가는 ‘마법’을 부린 바 있다. ‘거인’도 못할 이유가 없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손호영이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 전준우-빅터 레이예스가 중심을 잡고 있다. 부상 선수가 돌아오면 다시 힘을 낼 수 있다. 부진한 선수들도 이 수준에서 머물 이들이 아니다. 아직 롯데는 끝나지 않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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