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라이팅쇼
롯데와 SK의 시즌 사직구장 개막전이 열린 5일 클리닝타임 때 라이팅쇼가 펼쳐지고 있다. LED조명등 일부가 켜졌다가 꺼지고 있고 팬들은 핸드폰에 담느라 바쁘다. 제공 | 롯데자이언츠

[사직=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가 올시즌을 앞두고 홈구장인 사직구장 조명을 첨단 LED 조명으로 바꿨다. 국내 야구장 중 처음으로 LED 조명을 도입해 지난 5일부터 SK와의 시즌 홈 개막 3연전을 통해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조명을 활용해 각종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팬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직구장의 또 다른 볼거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롯데는 올시즌을 앞두고 22억원을 들여 조명을 교체했다. LED조명으로 KBO 기준인 수평조도인 내야 3000럭스, 외야 2000럭스를 넘어서 3800럭스까지 측정됐다. 대낮처럼 밝은 조명이지만 눈부심과 빛 떨림 현상이 없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된다. 롯데 선수들도 “이전에 비해 확실히 밝아지고 눈이 편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에너지 효율도 좋아 이전보다 전기료도 적게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수뿐 아니라 팬들의 만족도도 높다. 눈의 피로도도 적은데다 순간적으로 전체와 부분 조명을 켜고, 끌 수 있어 여러 퍼포먼스가 가능하다. 지난 6일 사직 SK전에서도 선발 라인업 소개와 투수 교체 때 조명등을 이용해 파도타기를 연출했고, 1회 손아섭, 3회 황재균의 홈런 때 선수가 그라운드를 돌아 홈까지 밟는 동안 구장 전체 조명등이 반짝반짝 빛났다.

백미(白眉)는 5회말 이후 클리닝 타임 때 펼쳐지는 ‘라이팅쇼(Lighting Show)’다. 조명등을 이용해 하트 모양을 그려냈고 치어리더 공연과 음악에 맞춰 조명을 켜고, 끄며 응원 열기를 북돋았다. 조명의 빛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조명탑의 등 전체가 마치 지퍼를 열고 닫는 것처럼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켜지기도 한다. 관중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고 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며 흥을 분출했다. 경기를 마친 뒤 수훈선수 인터뷰 때는 마치 연극무대에서 핀 조명을 쏘는 것처럼 1루쪽 조명탑의 등만 켜서 홈 더그아웃 앞에 서있는 선수를 부각시키는 효과까지 줬다.

시즌 처음으로 롯데 사직구장 원정경기를 치른 SK의 김용희 감독 역시 롯데 출신으로 달라진 사직구장 조명에 사뭇 놀란 듯 했다. 김 감독은 “클리닝 타임 때 번쩍 번쩍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예전에는 조명탑에 불을 켜려면 오래 걸렸는데 한번에 켜졌다, 커지더라. 무엇보다 관중들이 많이 즐거워 하는 것 같아 보기 좋더라”고 밝혔다.

사직구장 외벽 조명도 바꿨다. 경기없는 날과 비시즌 때는 하얀색으로 홈경기 때 주황색으로 등을 밝히고 팀 승리 시 무지개 색으로 연출해 팬들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사직구장에서는 야구 외에도 빛의 축제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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