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작당모의’의 끝은 계약해지였다. 이민호 심판이 옷을 벗는다. 문승훈 심판과 추평호 심판도 정직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판정 관련 실수 및 부적절한 언행으로 리그 공정성을 훼손한 이민호-문승훈-추평호 심판의 징계를 확정했다.

이민호 심판은 계약해지다. 초강력 제재다. 문승훈 심판은 규정이 정한 정직 기간 최대인 3개월 정직(무급) 징계하고, 정직이 종료되면 추가 인사 조치한다. 추평호 심판은 정직 기간 최대 기간인 3개월 정직(무급) 징계한다.

상황은 지난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NC-삼성전에서 나왔다. 3회말 주자 1루 상황에서 NC 이재학이 삼성 이재현에게 2구째 공을 던졌다. 문승훈 주심의 스트라이크 사인은 없었다. 그러면 볼이다.

사실 이때 ABS는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2구가 들어올 때 1루 주자 김지찬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순간적으로 스트라이크 신호를 놓친 것으로 보인다.

카운트 3-1에서 이재학의 5구째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풀카운트가 됐다. 이때 강인권 감독이 나왔다. 2구가 스트라이크였으니 삼진이라는 어필이다. NC 더그아웃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뒤늦게 2구가 스트라이크라는 정보가 도달했다.

4심 합의에 들어갔다. 여기서 ‘작당모의’가 있었다. 조장 이민호 심판이 문승훈 구심에게 “볼로 인식했다고 하라. 빠져나갈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고 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빠져나갈 궁리부터 했다.

중계화면에 음성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NC는 격분했고, 팬도 들끓었다. 공정한 판정을 위해 ABS를 도입했는데 심판이 ‘속이는’ 일이 발생했다.

KBO가 인사위원회에 심판 세 명을 소집했다. “이번 사태를 엄중히 보고 있다. 상벌위원회로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했다. 19일 인사위가 열렸다. 중징계가 불가피했고, KBO도 계약해지까지 결정했다.

현장에서 ‘가장 정확한 판정을 한다’는 평가를 했던 이민호 심판이 옷을 벗게 됐다. 문승훈 심판은 최소 3개월이다. 추평호 심판도 석 달간 빠진다. 결국 심판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빠져나갈 궁리’부터 했던 결과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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