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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배용준 2억원(태왕사신기), 박신양 1억5500만원(쩐의 전쟁), 권상우 7000만원(못된 사랑).”

지난 2008년 지상파3사 드라마 PD들이 결성한 ‘드라마PD협회’가 공개한 톱스타 3인의 회당 출연료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2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출연을 확정지은 배우 이정재의 출연료로 회당 10억원이 언급되고 있다.

제작사 싸이런 픽쳐스 측이 “대본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관련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언급을 아꼈지만 방송가는 “현재 이정재와 ‘오징어게임’ 나아가 K콘텐츠의 위상에 빗대면 적합한 금액”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톱스타들의 드라마 출연료는 한류와 새로운 플랫폼의 출현과 함께 치솟았다. 배용준의 ‘태왕사신기’는 톱스타 억대 출연료 시대를 연 계기가 됐다.

2011년 종합편성채널 출범은 ‘억대 출연료’ 굳히기였다. 주인공들이 회당 1억원에 출연계약을 맺으면서 중량감있는 중년 조연들의 출연료까지 올라가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출연료 파이가 커진 셈이다.

팬데믹 전까지 톱스타 출연료는 회당 2억원 안팎에서 거론됐다. 2018년 방송된 tvN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이병헌은 회당 1억 5000만원을 지급받았다. 24부작 드라마에 출연해 36억원을 벌어들였다.

톱스타 이병헌이 9년만에 안방에 복귀하고, 전체 드라마 예산도 43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 현빈, 박보검, 이종석 등 A급 톱스타들의 출연료 역시 1억 3000~5000만원을 상회했다. 배용준이 ‘태왕사신기’로 받은 2억원선을 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탄생은 2억선을 훌쩍 넘기는 계기가 됐다. 배우 김수현이 출연한 쿠팡플레이 ‘어느날’이 시작이었다. 김수현은 이 작품으로 회당 출연료 5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날’이 총 8부작임을 감안하면 총 개런티는 4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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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받을 만한 수준이지만...스태프 처우·IP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 산적

업계에서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K콘텐츠의 장점이 ‘가성비’인 점을 감안할 때 “드디어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 ‘오징어게임’ 시즌1의 총제작비는 260억원으로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 ‘완다비전’의 회당 제작비 300억원보다 40억원이 적다. 적은 비용으로 공개 28일동안 누적 시청량 16억 5045만 시간, 넷플릭스가 거둔 수익은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 성기훈 역의 이정재는 비영어권 배우 최초로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프라임타임에미상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더욱이 넷플릭스의 제작 시스템 특성상 시즌1의 성공 뒤에도 인센티브가 따로 없는 점을 감안하면 개런티를 비롯한 전체 제작비가 상향 조정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이러한 전체 제작비 상승이 일선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오징어게임’의 경우 IP(지적재산권) 주도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정재의 높은 출연료로 글로벌 기업이 K콘텐츠의 가치를 알아본 건 반길 일이지만 마치 ‘오징어게임’에서 승자만 456억원 상금을 가지는 것처럼 여타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이 전혀 언급되지 않아 아쉬움도 남는다”며 “‘오징어게임’은 K콘텐츠의 상징인 만큼 IP 문제와 처우 조건 등을 보다 섬세하고 치열하게 다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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