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3회 동점 만드는 솔로포 날린 전준우
롯데 전준우가 홈런을 친 후 이대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존경할 수밖에 없는 선배다.”

프로야구 롯데에서 10년을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했다. 시간의 무게만큼 이젠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롯데 ‘캡틴’ 전준우와 이대호다. ‘거인군단의 자존심’ 이대호가 지난 8일 부산 사직 LG전을 끝으로 22년간 프로생활을 마감했다.

최고의 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대호의 마지막을 지켜본 전준우의 심경을 어땠을까. 그는 자신에게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자 선배로 힘이 돼준 이대호의 의미를 ‘존경’이란 단어로 정의했다. 특히, 이대호의 은퇴시즌 기록은 그 누구도 해낼 수 없다며 감탄했다.

전준우는 “(이대호는)야구도 잘하는데다 후배들을 챙기고 모범적인 모습에 인성까지 뒷받침되니까 참말로 존경할 수밖에 없는 선배다”며 “올해 기록을 보니까 새삼 더 놀랍고 대단한 것 같다. 은퇴시즌에 이렇게까지 한 것으로 보면 우주의 기운이 몰린 것 같다(웃음)”고 미소를 지었다.

전준우 역시 누구보다 의지했던 이대호의 은퇴가 아쉽다. 그러나 선배의 선택을 존중하며 박수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기록만 보면 내년에도 할 수 있다. 전반기까진 (이)대호형에게 같이 하자고 얘기했었는데”라고 아쉬워하며 “어떻게 보면 본인의 선택이고 너무 확고했다. 그런데 마지막 시즌 좋은 성적을 냈으니 좋을 때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포토] 전준우, 7회 깔끔한 안타
롯데 전준우.  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주장으로서 한 시즌을 돌아본 소회도 언급했다.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데 대한 진한 여운도 남겼다. 전준우는 “주장으로서 아쉬운 해다. 간당간당 (포스트시즌에)올라갈 수 있을까 말까 했던 해여서 정말 아쉽다”며 “조금만 터닝 포인트 같은 게 있었으면 좀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딱 치고 올라갈 타이밍에 안 좋은 경기 결과가 나타나면서 선수들도 많이 위축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KIA와 3연전에서 연패한 것이 가장 아쉬운 순간이다. 그때 이겼으면 끝까지 경쟁을 하고 있었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내년 시즌에 주장을 이어갈지 모르지만 이대호가 빠진 롯데에서도 끝까지 ‘롯데만의 야구’를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주장이라 힘든 것은 없었다. 지금은 후배들이 다 알아서 잘해주니 크게 신경 쓴 부분도 없었다. 감독님이랑 선수들 간 가교역할을 하고 또 구단이랑 선수단이 필요한 부분만 얘기할 뿐이다. 그리고 정신없는 후배들한테 한마디씩 해주는 것(웃음)”이라며 “옛날이랑 많이 달라진 것이 다들 너무 알아서 잘한다. 본인들이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이)대호형은 떠났지만 전준우는 남아 있다. 우리는 남아서 또 롯데만의 야구를 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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