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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을 넘어뜨리거나 벽에 밀칠 때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낙법은 일상생활에서도 활용가능성이 높은 필수 호신술이다. 여성과 아동들은 일찍 익히는 것을 추천한다.

많은 무술가들이 단 하나의 호신 기술만 익혀야 한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기술이 있다. 전편에서 언급한 달리기에 이어 호신술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것, 바로 ‘낙법’이다. 평생에 걸쳐 활용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래서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는 자녀에게 ‘낙법’을 익히게 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낙법이 얼마나 자주 사용되는지 임상실험 결과를 하나 보자. 실험 대상은 필자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당시 유도부가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1학년들이 일주일에 한번 유도를 배웠다.

새로 유도복까지 갖춰 입고 기대에 가득 찬 우리들에게 유도 코치가 가르쳐준 것은 낙법. 그런데 그게 시작이자 끝이었다. 전방낙법, 후방낙법, 측방낙법, 전방회전낙법 등 낙법의 연속이었다. 낙법에 만족하지 못한 우리들은 “사람을 넘기는 기술을 알려 달라”고 졸랐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그렇게 1년간 낙법을 하며 필자의 첫 무술 체험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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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낙법

정말 쓸모없는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필자는 학창 시절, 10분의 짧은 쉬는 시간에도 운동장에서 농구나 축구를 할 정도로 공놀이를 좋아했다. 그런데 공놀이를 하다보면 바닥에 나뒹구는 일이 자주 생겼다. 그런데 낙법을 배운 이후부터는 이런 상황에서 머리를 땅에 찧거나 얼굴을 바닥에 긁는 사고가 없어진 것.

낙법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표현한 영화도 있다. 바로 2002년 국내에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던 주성치 감독·주연의 ‘소림축구’다. 소림무술을 배운 주성치가 인기가 식어버린 무술을, 축구를 통해 다시 대중화 시키는데 성공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의 도입부에는 한 여성이 모델 워킹으로 멋지게 걸어오다가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며 스타일을 구기는 장면이 있는데, 엔딩부에서는 무술의 대중화가 이뤄진 후, 똑같이 바나나 껍질을 밟았는데도 우아하게 한 바퀴 돌아 미소지으며 걸어간다. 현실의 낙법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지만, 길거리에서 낙법이 활용될 기회가 많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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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낙법

만약 상대가 당신을 넘어뜨렸다고 가정해보자. 넘어지는 순간, 당신의 머리가 땅바닥에 부딪힌다면 아무리 수천가지 기술을 익혔다고 해도 소용없다. 그 즉시 정신을 잃지 않으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상대의 다음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뿐만 아니다. 상대가 나를 벽에 밀쳤을 때도 후두부가 벽에 부딪힐 수 있다. 또한 상대로부터 도망가다 미끄러지거나 뭔가에 걸려 앞으로 넘어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필자는 무술을 20년 넘게 수련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을 때리거나 실제 싸움에서 상대의 팔다리 꺾은 경험은 손에 꼽는다. 하지만 낙법은 셀 수 없이 많은 위협에서 확실하게 지켜줬다.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달리기를 시작했다면 오늘부터는 낙법도 추가다.

노경열(JKD KOREA 이소룡(진번) 절권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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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관장은 기자 출신으로 MBN,스포츠조선 등에서 10년간 근무했으며, 절권도는 20년 전부터 수련을 시작했다. 현재는 서울 강남에서 JKD KOREA 도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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