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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이 지난 2019년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전례 없는 ‘겨울월드컵(11월)’으로 개최되면서 춘추제를 시행 중인 동아시아 주요 리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카타르월드컵을 염두에 두고 K리그는 1~2부 모두 2월에 조기 개막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10월에 마감하는 일정을 꾸려놨다.

이전보다 예비일이 없다. 자연스럽게 코로나19 변수에 대응할 만한 일정을 두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프로축구연맹은 고사라도 지내는 심정으로 무사하게 시즌 완주를 염원하고 있다. 프로연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해 리그 진행이 불가능하거나 예비일 부족으로 경기를 연기할 수 없을 땐 리그를 중단하기로 했다. 2022시즌 최대로 경기를 연기해 마지막 경기를 치를 날은 12월 4일이다. 1~2부 모두 22라운드 이상이 치러지면 해당 시즌 리그는 성립한 것으로 여기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19~27일 중국에서 예정된 2022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시즌 완주에 또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어서 유럽 리그에서 뛰는 대표팀 핵심 멤버 차출이 불가능하다. 한국 축구는 이전까지 동아시안컵에 K리거 등 국내파 위주의 A대표 자원을 소집해 대회를 치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국대표팀은 이번에도 국내파 위주로 소집할 계획을 두고 있다.

문제는 이 기간이 FIFA A매치 주간이 아닌 만큼 리그는 정상적으로 열린다. 올 시즌에도 K리그1 22~24라운드, K리그2 27~29라운드 등 1~2부 모두 3경기씩 맞물린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A대표팀의 터키전지훈련 및 두 차례 평가전(아이슬란드·몰도바전)에서 국내파로 대표팀을 꾸렸는데 K리그1 양강인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에서만 각각 5명을 차출했다. 군 팀인 김천 상무 소속은 7명으로 1부 특정 팀 자원이 대다수다. 동아시안컵 기간은 리그별 중반을 넘어서는 시점인 만큼 순위 싸움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팀마다 대거 대표 자원의 차출은 적잖은 타격이 된다. 자칫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수 있다. 특히 K리그1 우승을 두고 매년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전북과 울산은 이 기간 주력 요원 차출로 피해를 볼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프로축구연맹은 ‘겨울월드컵’ 특수성과 더불어 동아시안컵이 지닌 상징성과 무게, K리그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서 대한축구협회(KFA)에 올해 동아시안컵에 한해서는 U-23 대표 차출을 요청했다. 명분은 충분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9월 10~25일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강자가 참가하는 동아시안컵은 최적의 리허설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참가국도 일부 동아시안컵 대회엔 U-23 멤버를 내보내는 등 실험의 장으로 여긴다. 게다가 A대표팀 ‘벤투호’는 월드컵 최종 예선 2경기를 남겨두고 조기에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본선 대비 여유 기간이 길다.

다만 한국 축구는 이제까지 동아시안컵에 A대표팀을 내보냈다. 규정 안에서 대표팀 운영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은 동아시안컵도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최적의 멤버를 구성해 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 KFA 관계자는 “프로연맹으로부터 (U-23 대표 동아시안컵 차출에 관한) 협조 요청을 받은 건 사실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한 건 없다”면서 오는 19일 K리그1 개막을 앞두고 귀국하는 벤투 감독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프로연맹 측은 “(U-23 차출이) 국제 룰은 아니기에 강요할 순 없다. 다만 올 겨울월드컵의 특수성과 더불어 특정 팀에서 대표 차출이 큰 국내 환경상 A대표팀이 양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벤투 감독이 반대한다면 막을 순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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