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아파트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이번달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0.2로 전주 대비 -0.06% 하락했다. 20주째 하락 추세다. 쌓여가는 서울지역 매물건수도 8만을 넘어 10만을 향하고 있다.

현재의 내림세가 어디서 멈출지 모르지만, 내 집 마련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매물이 쌓이는 속도가 가파른데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아 아직 바닥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어쨌든 서울의 경우, 최고가 대비 절반 가격으로 거래되는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매수세가 둔화하며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에서 최고가 대비 절반 이상 떨어진 단지는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4509가구)아파트 단지다. 이중 전용 132.96㎡가 지난 2월 중순 6억원(1층)에 거래됐다. 최고가는 2022년 3월 같은 면적 15층으로 12억8000만원에 팔렸다. 1층이라고 해도 2년만에 53%(6억8000만원)가 하락한 것.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2938가구) 전용 58.68㎡도 지난 1월에 5억5000만원(1층)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2021년 7월) 11억원(22층) 대비 50%(5억5000만원) 하락했다. 현재는 7억원선 이상에서 간간이 거래되고 있다.

최고가에서 40% 이상 떨어진 단지도 늘고 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동현대(1485가구) 전용 84.78㎡는 2021년 최고가 11억500만원(18층)에서 지난 2월 말 5억9800원(10층)에 거래됐다. 3년 시차를 두고 거래가격이 46%(5억1000만원) 떨어졌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신답극동(225가구) 전용 46.53㎡는 종전 최고가 9억원에서 지난 1월 3억 9000만원이 빠진 5억1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구로구 오류동 금강수목원(620가구) 전용 84.98㎡도 종전 최고가 10억 5000만원(5층)에서 지난달 4억4000만원이 내려간 6억1000만원(1층)에 거래됐다. 모두 40% 이상 가격이 내린 사례다.

매매가 줄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도 절반으로 감소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6107건에서 올해 같은 달 9141건으로 6966건(43%) 줄었다. 월세 거래는 같은 기간 1만2362건에서 5887건으로 6475건(52%)으로 더 줄었다.

다방의 마케팅실 장준혁 실장은 “부동산 시장 한파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절벽이 이어지며 매매 시장보다 전월세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 침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소형 아파트가 더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향세를 그리며 수요자들은 관망하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진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러나 실거주가 목적이라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대출금리의 변동과 함께 매수세가 증가하고 거래가 활발해지는 시점이 반등 시그널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서울의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월(52.5%)→2월(54.6%)→3월(61.7%) 등으로 소폭 상승중이다.

다만 거래 건수는 많지 않다. 올해 1월부터 3월 하순까지 594건 거래됐고, 지역별로는 노원구(65건), 구로구(64건), 성북구(47건), 도봉구(43건) 순이다. 서울외곽에서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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