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오프라인만의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해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5일 정식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새해 첫 현장 경영을 실시했다. 정 부회장은 마감공사 중인 스타필드 수원 현장을 둘러보며 고객맞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신세계프라퍼티의 미래 성장 방향을 비롯, 올해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이 공들인 스타필드 수원은 기존 가족 중심의 1세대 스타필드에서 한 차원 진화한 MZ세대 중심 ‘스타필드 2.0’을 구현한 최초의 공간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수원의 타깃 고객층이 ‘MZ세대’임을 강조하고 이들에게 한 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MZ세대 공략으로 오프라인에 방점을 둔 이유는 뭘까.

◇ 일단 ‘더현대서울’처럼 체험형 늘려야…MZ 잡기 한창

최근 백화점·대형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불황 및 소비 침체로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팬데믹 이후에도 온라인 쇼핑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다소 완화될 전망이지만,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황에도 홀로 승승장구하는 이가 있다. MZ세대가 주 소비층인 현대백화점 그룹의 ‘더현대 서울’이다. 지난 2021년 2월 26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열고, 개점 33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 점포라는 기록을 썼다.

더현대 서울은 과거 오프라인 유통업계와 달리 체험 요소를 강화하고, 복합 공간을 조성해 주 소비층인 MZ세대의 인기 명소가 됐다.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인기 브랜드, K팝 아이돌 스타 팝업스토어, 유명 맛집 입점, 전시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체류 시간을 늘려 매출고를 올렸다.

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이 경험 소비, 팬덤 문화를 앞세워 MZ세대 소비자들을 공략한 것을 성장 비결로 해석하고 있다.

결국 국내 대부분의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더현대 서울처럼 ‘고객 체류 시간’을 늘려 먹고 즐기고 쉬면서 많은 시간을 소비해 지갑을 열도록 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단기간 고성장한 더현대 서울의 특징인 대형화, 집객력 강화, 트렌드를 반영해 소비자를 공략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 이미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한 MZ세대, 정용진 전략 통할까

이에 신세계 정 부회장도 고객 체류 시간을 늘려 오프라인 강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의 타깃인 MZ세대 소비자는 더현대 서울을 시작으로 이미 오프라인 차별화를 경험했다. MZ세대에게 ‘체험형 콘텐츠’는 이제 익숙한 패턴이 된 것.

앞서 지난해 9월 신세계그룹은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기존 대표직을 40% 물갈이하고,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까지 대대적으로 정비해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그렇다면 신세계와 정 부회장은 기존 오프라인 쇼핑과 어떤 차별화를 고민할까.

정 부회장은 ‘경험 확장’에 무게를 두고, 소비자 니즈에 맞는 매장 포맷을 찾아 새 오프라인 쇄신에 나서는 모양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 15일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수원 현장 경영 당시 F&B 특화존인 바이츠플레이스, 청담과 이태원 등에서 이름난 맛집들을 엄선한 고메스트리트, 코엑스몰에 이어 두 번째로 들어선 별마당 도서관 등을 살폈다.

정 부회장은 별마당도서관 옆 LP바에 한동안 머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영업을 앞둔 테넌트 매장들과 프리미엄 휘트니스 클럽 ‘콩코드’까지 잇달아 둘러본 후 “젊은 고객들이 힙한 매장에 와서 쇼핑도 하고 운동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런 게 우리가 고객 삶에 스며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Z세대 소비자가 쇼핑, 운동, 오락·문화 활동 등 모든 것을 아울러 공간 경험 극대화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고,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반영 및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니즈를 파악해, 기존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일반 쇼핑몰과 달리 휘트니스 센터, LP바, 도서관 등을 갖춘 것이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정 부회장이 스타필드로 승부수를 던진 것처럼 향후 신세계가 다시 오프라인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한편 스타필드 수원점은 2016년 스타필드 하남 개장 이후 코엑스몰, 고양, 안성에 이은 다섯 번째 스타필드로 이달 중 오픈을 앞두고 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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