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기자] 형형색색 세트장,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456명의 사람들이 출발선 앞에 서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서바이벌 리얼리티로 구현한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이하 ‘오겜: 더챌린지’) 오프닝이다.

시작과 동시에 ‘무궁화 꽃이 피웠습니다’가 시작됐다. 도착지까지 빨리 가고 싶은 사람들은 달리다 넘어지고, 이상한 자세로 멈추는 과정에서 몸이 흔들렸다. 그로테스크한 인상의 대형 인형이 움직임을 감지, 움직임이 있는 사람은 그 즉시 탈락했다. 몸에는 빨간 피 대신, 검은 먹물이 튀어오른다. 출연자들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드라마의 인기 덕분인지 ‘오겜:더 챌린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OTT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해당 방송은 넷플릭스 내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전 세계 대부분이 ‘오겜:더 챌린지’를 가장 많이 보고 있다.

‘오겜:더 챌린지’는 TV 역사상 가장 큰 상금 456만 달러(한화 약 58억원)가 걸려 있다. 456명으로 시작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 끝난 뒤 살아남은 자가 197명으로 떨어졌다. 달고나 게임이 지나곤 다시 119명만 남았다. 떨어진 사람의 수만큼 1만 달러씩 추가됐다. 줄다리기 게임은 배틀쉽으로 변경됐다.

기대작으로 불린 ‘오겜: 더 챌린지’만의 흥미로운 포인트가 즐비했다. 특히 드라마가 예능으로 넘어오면서 색다른 방식으로 인간군상을 그려낸 점에선 호평이 나온다.

달고나 게임에 앞서 4명의 사람이 합의 하에 동그라미와 세모, 별, 우산 모양을 고르는 과정은 유독 흥미롭다. 2분 이내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합의에 나선 출연자 네 명이 즉시 사망했다. 우산을 고르기 싫었던 출연자 때문에 네 명이 사망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마치 현실판 치킨 게임을 보는 듯했다.

상대의 말에 자주 흔들리는 인물이 우산을 선택하며 게임은 진행됐다. 동그라미를 선택한 사람들이 다수 살아남은 가운데, 세모와 별에서 사망자가 이어졌다. 우산 팀은 단 세 명만 살아남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산을 걸러내는 장면에선 감동이 있다. 배틀쉽에서는 팀을 승리로 이끄는 리더십 있는 인물이 돌출되기도 했다.

혹평도 적지 않다. 정교하지 못한 편집이 가장 문제점으로 꼽혔다. 특히 456명의 출연자가 한꺼번에 나선 초반부는 캐릭터 성격이나 인물 간의 서사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았다. 정치나 두뇌 싸움은 물론 관계의 갈등도 어설프게 전달됐다. 철저히 ‘운’과 개인의 역량만 작용하다보니 지루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게임을 통해서 자본주의 맹점을 그려낸 원작의 주제의식은 찾을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제작진은 쉬는 시간에 ‘인성게임’을 삽입해 부족한 서사를 메우려고 했지만, 출연자에게 마음을 줄 만큼 탄탄한 내용이 있지는 않았다. 따라서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할 때 공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 점차 출연자가 줄어들고 각 인물에게 캐릭터와 서사가 잡힌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전망된다.

높은 화제성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다. 해당 프로그램 출연자 2명이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대기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촬영 중 저체온증과 신경손상을 겪었다는 내용의 청구서를 제작사에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호평과 혹평을 오가고 있는 ‘오겜: 더 챌린지’는 6~9화는 오는 29일 공개되며,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최종회는 내년 1월 6일 선보인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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