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대형마트가 특급호텔 김치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호텔 김치’는 일반 포장김치보다 가격이 2배 가까이 더 비싼데도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롯데호텔은 2016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호텔 포장김치를 출시했다가 소비자들의 반응이 없어 중단했다. 당시 소비자들은 비싼 ‘호텔 김치’와 저렴한 ‘포장김치’의 차이를 크게 못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몇년 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한적인 공간에서 만남과 취미를 즐겨야 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텔 음식과 오마카세 식당 등이 큰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호텔 김치’의 인기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투숙객들 사이에서 호텔 김치의 맛이 입소문을 타며 정식 출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에 마트, 홈쇼핑 등 대형 유통기업들은 PB브랜드로 ‘호텔 김치’를 포장김치로 출시하고 있다. 현재 신세계에서는 대중화 브랜드 이마트 납품용 ‘피코크 조선호텔특제육수 포기김치’와 ‘조선호텔 김치’ 두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피코크 조선호텔 포기김치 4kg 상품은 3만5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다른 프리미엄 김치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워커힐 호텔의 ‘배추김치 9kg 프리미엄 전통 방식 중부식 깔끔 시원한 맛’은 6만원 후반대에, 수펙스 배추김치 500g×3팩은 4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워커힐의 프리미엄 고메 스토어 ‘르파사쥬’와 자사 온라인몰인 ‘워커힐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아려졌다.

일반적인 포장김치 브랜드인 비비고 포장김치, 종갓집 포장김치, 풀무원 포장김치 등의 가격은 호텔 김치의 절반 수준이다. 비비고 포장김치 3~5kg 상품은 3만원~5만원대, 풀무원 포장김치는 10kg에 4만원대다.

호텔 김치가 일반 포장김치보다 2배 가량 비싼데도 인기를 끌다보니 호텔 김치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조선호텔의 경우 2021년도 김치 사업 매출은 2020년보다 59% 늘었으며, 지난해 10월까지 매출 누적치는 지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했다.

워커힐 수펙스 김치는 월 2회 김치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구독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 워커힐 수펙스 김치 구독 계좌는 600여개 수준으로 지지난해 대비 50% 증가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호텔 김치가 인기인 이유는 무얼까? 소비자들의 실제 후기를 보면 “김치가 신선하다”, “선물용으로 너무 좋다”, “한번 먹어보고 맛있어 매번 사 먹게 된다” 등 ‘보장된 맛’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었다.

또한 호텔 김치가 강조하는 ‘재료의 질’도 한몫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일반 가공 김치보다는 엄선한 재료로 만들어 단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손맛’이 들어간 호텔 김치를 선택했다.

실제 조선호텔은 김치 생산 공장만 따로 운영할 정도로 김치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조선호텔은 가공형이 아닌 100% 수작업으로 포장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김치 가공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가공 김치 소매시장 판매액은 2018년 3588억원, 2022년 6312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이처럼 김치 가공 시장이 급증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반 김치와 프리미엄 김치가 동시에 사랑받으면서 호텔업계의 고급 김치 시장 진출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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