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피츠버그 투수들 머리가 아프겠다."

피츠버그 배지환(24)이 날았다. 두 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팀을 구했다. 안타도 하나 쳤다. 현지에서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배지환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 8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빛을 발했다. 두 차례 슈퍼 캐치를 선보이며 팀의 실점을 막았다. 덕분에 피츠버그도 5-0의 승리를 따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밀워키에 1경기 차이로 붙었다.

2회초 첫 타석에서 3루 방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으나 3루수 놀란 아레나도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4회말 2사 2,3루에서 호수비를 뽐냈다. 선발 빈스 벨라스케스가 타일러 오닐에게 좌중간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다. 배지환이 전력으로 붙었고, 워닝트랙에서 점프하며 잡아냈다.

포구 후 그대로 펜스에 부딪혀 쓰러졌다. 충격이 커보였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툭툭 털고 일어났다. 실점은 막은 호수비다. 벨라스케스도 고마움을 표했다.

5회말 들어 2사 1루 상황이 됐고, 벨라스케스가 알렉 벌레슨에게 중견수 방면 짧은 타구를 맞았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비거리가 짧아 포구가 쉽지 않았다.

배지환이 다시 날았다. 앞으로 전력으로 내려왔고, 몸을 날려 캐치에 성공했다. 세인트루이스의 기를 꺾는 두 번째 슈퍼 캐치다.

7회초에는 우전 안타를 때리며 이날 경기 첫 안타를 쳤다. 몸쪽 깊이 들어온 공을 잡아당겨 안타를 생산했다. 제이슨 딜레이의 우전 안타 때 2루에 들어갔고, 키브라이언 헤이즈의 볼넷 때 3루에 갔다. 앤드류 맥커친의 중견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홈까지 밟았다.

중견수 자리에서 안정된 수비에 믿기 힘든 수비까지 선보이며 팀 외야를 지켰다. MLB.com은 “Oh, Bae-by”라고 썼다. 배지환의 ‘BAE’를 활용해 놀라움을 표했다. 이어 “피츠버그 신인이 두 번의 눈부신 수비를 펼쳤다"고 전했다.

이어 “벨라스케스는 배지환에게 대접을 해야 할 것이다. 배지환이 어떤 선택을 하든 충분히 자격이 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존경스러운 수비있다”고 적었다.

팀 동료 코너 조는 “쉽게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니다. 배지환은 두려움이 없다. 즐기고 있다. 보고 있으면 너무 재미있다”고 칭찬했다. 데릭 셀튼 감독도 “배지환은 겁을 먹지 않는다”고 높이 평가했다.

배지환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고정된 포지션이 없다. 올시즌 유격수-2루수-중견수로 뛰는 중이다. MLB.com은 “배지환이 주전 2루수 혹은 주전 중견수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라인업의 주축이다"고 전했다.

이어 “출전 시간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배지환이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피츠버그 투수들은 어떤 선물을 해야할지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플 것이다”고 덧붙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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