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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팀.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이 남자 테니스 ‘빅 3’ 아성을 뒤흔들고 있다.

팀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왕중왕전 성격이 강한 ATP(남자프로테니스) 파이널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4위·러시아)에게 패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쉽게 ATP 파이널스 우승컵은 들지 못했으나 팀은 공고하게만 느껴졌던 ‘빅 3’에 균열을 내며 남자단식 차세대 선두주자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올시즌 전까지만 해도 팀은 클레이 코트에서만 강하다는 평가도 존재했으나, 이를 완벽히 깼다. 지난 1월에 열린 호주오픈에서는 결승까지 올라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석패했다. 프랑스오픈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고, US오픈에서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 대회 정상에 서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팀은 명실상부한 20대 기수 선두 주자다.

우승 기록뿐 아니라 팀은 ‘빅 3’를 상대로도 최근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는 조코비치와 2019년부터 총 다섯 차례 만났는데, 3승2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ATP파이널스에서는 2년 연속으로 조코비치를 제압하기도 했다. 자신이 강점을 보인 클레이 코트뿐 아니라 하드 코트에서도 2번이나 승리를 맛봤다.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도 최근 4번의 맞대결에서 3번을 이겼다.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는 패했지만 올시즌 호주오픈과 파이널스에서 2경기 연속으로 따내며 강세를 띠고 있다. 부상으로 올시즌을 쉰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를 상대로도 3연승을 이어가는 중이다.

20대 기수들의 선전에도 ‘빅 3’의 벽은 높아 보였다. 2%가 부족했다. 하지만 팀은 올시즌 주요 대회마다 성과를 냈다. 그랜드슬램 대회 3번 중 2번을 결승에 올랐고, 파이널스에서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나달과 조코비치를 연거푸 꺾는 경쟁력을 입증했다. 더욱이 그는 1993년생으로 이제 20대 후반의 나이다. 30대 중후반으로 치닫는 ‘빅 3’를 상대로 체력적인 면에서는 앞서 있다. 우승 경험치까지 쌓으며 자신감마저 얻는 모습이다. 팀의 다음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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