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ENIA-AZERBAIJAN-KARABAKH-CONFLICT
아르메니아 국방부가 공개한 아제르바이잔 전차 격파 영상 캡처. 나고르노-카라바흐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양국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발발한 무력충돌로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해 최소 23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도 100여명에 이른다. 다만 어느 쪽에서 먼저 공격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치 중인 양국은 보복을 다짐하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태도이기에 심각한 상황이다.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쉬냔 총리는 “아제르바이잔의 권위주의 정권이 다시 한 번 아르메니아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며 “우리는 남캅카스에서 전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의 신성한 조국을 지킬 준비를 하라”고 발표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또한 “우리의 명분은 정의롭고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며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이다”라고 밝혔다.

전면전에 따라 계엄령이 선포되고 대도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나고르노 카라바흐를 통치하는 아르차흐 공화국 또한 계엄령 선포와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옛 소련 시절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소련 붕괴 직전 나고르노-카라바흐는 향후 독립공화국을 설립 뒤 궁극적으론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를 지원하는 아르메니아와 막으려는 아제르바이잔이 1992∼1994년 전쟁을 벌였다. 당시 전쟁으로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인접한 아제르바이잔 영토 일부를 점령했다. 이에 따라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실효적으론 아르메니아가 지배하는 분쟁지역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아르메니아를 제외한 단 한 곳의 유엔 회원국도 국가로 승인하지 않은 미승인 국가로 2017년 국민투표로 터키어에서 유래한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이름을 ‘아르차흐’로 바꿨다.

아르차흐 공화국은 이날 아제르바이잔의 공격으로 16명이 전사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의 포격으로 일가족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의 공격으로 적어도 민간인 여성 1명과 어린이 1명이 숨졌다고 비난했다.

양국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것으로 보이자 국제사회는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독일은 ‘즉시 휴전’을 촉구했고 이란은 양측의 대화를 중재하고 나섰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또한 아르메니아 총리에게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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