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11
출처 | 토트넘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단비 같은 유로파리그행. 미래를 두고 고민하는 손흥민(28·토트넘)에게 선택지를 넓혔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27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59(16승11무11패·골득실 +14)를 기록한 토트넘은 이날 첼시에 0-2로 패한 울버햄턴(승점 59·+11)과 승점 타이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유로파리그 출전 마지노선인 6위를 탈환했다. 일찌감치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EPL 1~4위) 획득에 실패한 토트넘은 가까스로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손에 넣으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79분을 뛰었지만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는 전 대회 18골 12도움(EPL 11골10도움)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토트넘은 전반 14분 해리 케인의 선제골에도 후반 8분 제프리 슐러프에게 동점포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첼시가 ‘6위 경쟁자’ 울버햄턴을 잡아주면서 유로파리그 출전 길을 열었다.

프로 커리어 8시즌 연속으로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게 된 손흥민은 본격적으로 거취를 두고 여러 그림을 그리게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2023년 6월까지 계약돼 있다. 한국 나이로 어느덧 내년 서른이 되는 그는 축구 선수로 전성기 나이에 해당한다. 올시즌 프로 커리어 처음으로 단일 시즌 ‘리그 10골·10도움’ 및 ‘공격포인트 30개’ 등 전성기를 입증할만한 지표를 쏟아냈다. 우선 토트넘은 손흥민을 비롯해 해리 케인 등 주력 공격수를 모두 잡는다는 방침이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토트넘-팰리스
토트넘과 크리스털 팰리스전이 열린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 런던 | 공동취재단

우선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따냈지만 챔피언스리그행이 좌절된 게 뼈아프다. 상금 규모만 봐도 챔피언스리그는 토너먼트부터 성적에 따라 최소 8500만 파운드(1305억원)부터 1억 파운드(1536억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유로파리그는 우승 상금조차 4000만 파운드(614억 원)에 불과하다. 자연스럽게 중계권료와 스폰서 수입 등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해도 메인 스폰서 아디다스와 매 시즌 7500만 파운드(1152억 원) 계약을 맺었는데 두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면 70% 금액만 받게 돼 있다. 곧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는 고액 몸값 주력 선수 이탈과 궤를 같이한다. 또 토트넘은 새 홈구장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 건설로 1조원에 가까운 빚을 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재정 압박이 겹친 상황에서 선수단 개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토트넘 현재 20만 파운드로 팀 내 최고 주급을 받는 해리 케인과 탕귀 은돔벨레, 14만 파운드로 3위인 손흥민 모두 비시즌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케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리그 내 빅클럽이 꾸준히 주시하고 있다. 손흥민은 독일과 스페인 등 타 리그 빅클럽과 연관된 얘기가 나온다. 다만 토트넘은 설령 케인을 내보내더라도 손흥민은 잡는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당장 팀에 이바지하는 경기력은 물론 손흥민의 존재를 통한 한국 스폰서 수입도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손흥민으로서는 전성기 나이에 확실하게 우승 커리어에 도전할 만한 팀 또는 자신의 가치를 더 인정해주는 팀으로 옮길 적기다. 또 올시즌 손흥민은 보수적인 주제 무리뉴 감독 전술에서 수비적 역할을 많이 부여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공격으로 올라섰을 때 확실한 결정력과 더불어 후방에서 도움 숫자를 늘리는 등 스스로 생존법을 터득하며 빅리거로 안정적인 행보를 보였다.

손흥민을 비롯해 빅리그 공격수에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은 커리어에서 꽤 중요한 부분이다. 토트넘이 극적으로 유로파리그행을 확정한 만큼 손흥민은 잔류를 포함해 미래를 두고 여러 가지 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EPL 여름 이적 시장은 코로나 여파로 10월까지 연장돼 여유로운 편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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