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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3억원이 넘는 가격을 자랑하는 랜드로버의 대형 프리미엄 SUV ‘레인지로버’. 하지만 랜드로버는 2년 연속 프리미엄 브랜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제공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랜드로버를 살 때는 항상 2대를 사야 한다. 한 대는 운전용, 다른 한 대는 AS 맡길 때 탈 여분으로.”

비록 우스갯소리지만 프리미엄 SUV 브랜드 랜드로버의 빈번한 잔고장과 AS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실제 이 같은 농담은 수 년째 여러 자동차 관련 동호회에서 끊임 없이 회자되고 있다. ‘럭셔리 SUV’의 대명사 격인 랜드로버 입장에서는 뼈아픈 농담이다. 그런데 전혀 근거 없는 소리만은 아닌 듯하다. 랜드로버가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 품질 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랜드로버품질
제이디파워(J.D.Power)가 공개한 2020 신차품질조사 결과. 제이디파워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한 테슬러를 정식 순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전체 자동차 브랜드 중 랜드로버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출처 | 제이디파워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발표한 ‘2020 신차품질조사(IQS)’에서 랜드로버는 전체 브랜드 31개 중 31위를 기록했다. 랜드로버의 점수는 228점으로 자동차 브랜드 평균(166)보다 한참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의 사용 3개월 간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22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불만 사례를 집계해 100대당 불만 건수를 점수로 나타내며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전체 브랜드 중에서는 테슬라가 250점으로 랜드로버보다 높았지만 제이디파워 측은 테슬라에 대해 “연구 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기에 브랜드의 등급을 매기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 거부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랜드로버는 내연기관 차량 중 품질 만족도 꼴찌를 한 셈이다.

제이디파워 SUV
제이디파워 2020 IQS 중 SUV 세그먼트별 ‘톱3’ 차량.  출처 | 제이디파워

전체 브랜드 순위 뿐만 아니라 세그먼트별 우수 품질 차량 ‘톱3’에서도 굴욕을 맛봤다. SUV 전문 브랜드임에도 단 한 대도 우수 차량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형 SUV와 소형 프리미엄 SUV 부문에서는 기아 쏘울과 재규어 E페이스가 최우수 차량으로 각각 선정됐으며 콤팩트 SUV와 콤팩트 프리미엄 SUV는 현대 투싼과 캐딜락 XT4가 각각 선정됐다. 또 중형 SUV와 중형 프리미엄 SUV에서는 닛산 무라노와 렉서스 GX가, 중대형 SUV 및 중대형 프리미엄 SUV에서는 기아 쏘렌토와 BMW X6가 뽑혔다.

랜드로버의 대표 프리미엄 대형 SUV 레인지로버는 2020년형 기준 가격이 최대 3억원이 넘지만 역시 제이디파워 대형 프리미엄 SUV로는 뽑히지 못했다. 대형 프리미엄 SUV 중 가장 품질이 우수한 차량으로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가 뽑혔다. 프리미엄 SUV 전문 브랜드지만 SUV 세그먼트 전 부문에서 최우수는커녕 ‘톱3’ 안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해 기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제이디파워의 2019 IQS에서 랜드로버는 재규어(130점)에 이어 123점으로 간신히 최하위를 면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13개 중에서는 2년 연속 13위를 기록해 품질 면에서 타사 제품 대비 품질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한편 올해 IQS는 최근 자동차에 확대 적용되고 있는 첨단 전자식 편의장치에 대한 고객 경험 및 감성품질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새로이 변경된 설문이 적용돼 예년에 비해 전체적인 품질 불만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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