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 이정후, 안타 갑니다!
키움 이정후.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장점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올시즌 이정후(22·키움)는 완벽에 완벽을 더하는 중이다. 42경기를 치른 현재 벌써 7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기록(6개)을 경신했다. 22일 현재 장타율 0.638, OPS(출루율+장타율) 1.086으로 팀내 1위다. 단순히 장타력만 장착한 게 아니다. 타율도 0.381(160타수 61안타)로 NC 강진성(0.412), KT 로하스(0.382)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힘과 정확도를 동시에 갖추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최다 홈런(33개)을 기록한 박병호도 타율은 0.280에 그쳤다. 올시즌 장타력과 고타율.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이정후의 반등이 놀라운 이유다. 올시즌 전 체중 증량과 웨이트를 통해 힘을 키웠다. 이정후는 “이번 비시즌엔 장타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약점을 고치기 위해 굳이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며 “장타를 치려면 타율이 깎이는 걸 감수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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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왼쪽).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코로나19)로 길어진 비시즌엔 다양한 학습 자료를 접하며 시야를 넓혔다. KBO리그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각국 프로 야구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연구와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일본프로야구(NPB)나 메이저리그를 봐도 고타율을 유지하면서 장타를 치는 선수들이 많더라. 스윙 폼이나 메커니즘을 바꾸는 게 아니라 본인의 스윙에서 조금 더 강하게 치다 보니 좋은 타율을 유지하며 홈런을 때리는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자신과 같은 왼손 타자들의 스윙이 좋은 교과서가 됐다. 이정후도 홈런을 위해 스윙 폼을 바꾸거나 메커니즘에 변화를 주는 대신 자신이 가진 것에 힘을 더하는 쪽을 택했다. “강하게 치지만 오버 스윙을 하지 않는 선수들을 찾아봤다.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요시다 마사타카(오릭스)의 영상을 매일 보며 많이 느꼈다”며 “강한 타구를 날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힘을 길러 겨울에 준비를 열심히 했고, 그 선수들 치는 걸 보며 따라 하다보니 경기 때 좋은 성적으로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웨이트 훈련은 베테랑 이택근의 도움을 받았다. “중량을 무겁게 하는 웨이트는 부상 위험이 있더라. 이택근 선배가 좋은 트레이닝 방법을 알려주셔서 그대로 준비했고 잘 맞았다”고 밝혔다. 시즌을 치르는 동안 몸무게와 체지방은 줄었지만, 꾸준한 훈련 덕분에 근력 감소 없이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데뷔 시즌부터 완성형 타자로 평가받았지만, 이정후의 고민과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나는 홈런 타자도 아니다. 팀에 조금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했다. 노력하는 ‘천재’ 이정후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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