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박찬도-박승규-이학주, 아무도 잡지 못 하고...
삼성 좌익수 박찬도(왼쪽)와 중견수 박승규(가운데), 유격수 이학주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삼성의 경기 4회말 무사 1,2루 LG 라모스의 높이 뜬 타구를 시야에서 놓쳐 잡지 못한 뒤 뒤늦게 2루로 송구하고 있다. 2020. 6. 4.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3연속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은 삼성의 질주를 하늘이 막았다. 4회말 거짓말처럼 상대 타자들이 하늘 높이 공을 띄웠고 공은 마의 구간으로 솟아오르며 사라졌다.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됐고 허무하게 고개 숙인 채 주중 3연전을 마무리했다.

삼성은 4일 잠실 LG전에서 0-11로 패했다. 선발대결부터 완전히 밀렸다. 지난달 10일 이후 다시 선발 등판한 백정현이 4이닝 동안 14개의 안타를 맞으며 11실점(8자책)으로 무너졌다. 표면적으로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한 삼성이다.

그런데 운도 따르지 않았다. 5점을 내준 4회말 겉만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수비가 무더기로 나왔다. 선두타자 김현수를 시작으로 야수들은 플라이볼을 허무하게 놓쳤다. 김현수의 중견수 플라이아웃은 중전안타가 됐고 라모스의 플라이볼성 타구 또한 안타로 이어졌다. 이유없는 실수는 아니다. 잠실구장은 저녁 경기시 약 15분 동안 하늘이 파란색으로 변한다. 해가 지기 직전 하늘이 퍼렇게 되고 공이 뜨면 사라진다. 외야수의 눈에도 공이 거짓말처럼 없어진다.

잠실구장 밤경기 난코스는 하나 더 있다. 우익수와 좌익수 기준 라인드라이브 타구시 공이 조명에 들어가는 구간이 있다. 4회말 김민성의 적시 2루타가 된 타구도 그랬다. 우익수 김헌곤을 향한 타구에 김헌곤은 사라진 공을 잡기 위해 무게 중심을 낮췄다. 자세를 낮추면서 공을 포착하려 했으나 이미 공은 낮게 바운드됐고 2루타로 연결됐다.

악몽은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전날 8타점 맹타를 휘두른 3루수 이원석은 4회말 채은성의 강한 타구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잠실구장 내야 흙은 첫 바운드시 유독 강하게 튄다. 무자비하게 바운드된 타구가 이원석의 오른손을 향했고 이원석은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그래도 최악의 결과는 피했다. 곧바로 병원검진을 받은 이원석은 엑스레이 결과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뼈에 이상이 없는 만큼 결장 기간도 길지 않을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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