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프레드
ML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 캡처 | 스포니치 아넥스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목표로 삼았던 개막 시점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으나 전혀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 구단주들과 선수노조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면서 아예 시즌을 치르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ML가 25년 만에 다시 파업 위기에 봉착했다.

서로의 입장은 단호하다. 선수들은 추가 연봉 삭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한다. 구단주들이 내놓은 82경기 체제·추가 연봉 삭감을 승인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미 지난 3월 연봉 삭감에 승인한 만큼 더이상 급여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선수노조는 지난 1일(한국시간) 연봉 추가 삭감없이 팀당 114경기 체제로 시즌을 치를 것을 요청했다. 선수노조와 구단주들은 지난 3월 경기수에 비례해 연봉을 받기로 약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62경기 체제 시즌이 불가능한 만큼 경기수에 비례에 연봉을 받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구단주들은 선수노조의 114경기 체제 제안을 단칼에 잘랐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일 구단주들이 선수노조의 114경기 체제 제안을 거절하며 50경기 체제를 주장했다고 밝혔다. 114경기 제체로 시즌이 진행될 경우 선수들에게 연봉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수노조가 원하는대로 경기수에 비례해 연봉을 지급하려면 50경기가 한계라는 뜻에서 50경기 체제를 주장했다.

일단 선수들이 받는 금액은 이전 제시안보다 커졌다. 연봉 2000만 달러에 계약한 류현진을 기준으로 삼으면 114경기 체제·추가 연봉 삭삼시 류현진이 받은 금액은 515만 달러다. 그러나 50경기 체제로 시즌을 치르면 류현진의 연봉은 617만 달러가 된다. 2배 이상 적은 경기를 치르며 연봉은 더 높아졌다.

문제는 50경기 시즌을 인정할 수 있느냐다.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ML는 19세기 초반부터 내년 팀당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시즌 개막 시점으로 잡은 7월 4일부터 50경기 시즌이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정규시즌 종료 시점은 오히려 평소보다 빠른 9월이 된다. 평소보다 112경기를 덜 치르는 만큼 각종 기록과 경기 운용 방식,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등에서 큰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구단주들이 이런저런 제안을 내놓는 이유 또한 이미 시즌 중단으로 손해본 막대한 금액을 조금이라도 보전하기 위해서다. 몇몇 구단주들은 아예 이대로 시즌을 열지 않고 이듬해를 준비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만일 2020년이 ML 역사에 송두리째 사라지면 이또한 감당할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대중의 시선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차가워질 것이다.

1994년 후반기 샐러리캡 시행 문제에 따른 구단주 그룹과 선수노조의 갈등으로 야구장 문을 닫아버렸던 아픈 기억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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