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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하고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던 소위 ‘동학개미’들이 카카오, 네이버 등 IT종목을 선택했으면 보다 나은 수익을 얻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 비대면 소비 관련 종목이 인기를 끌면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IT기업 오너의 지분가치는 크게 치솟았다.

3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353개 상장사 지분을 가진 개인 주식부호 100위를 조사한 결과 지난 29일 종가 기준 100인의 지분가치는 총 92조8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2일 당시 톱 100의 지분가치(95조4140억 원)에 비해 2.7%(2조5661억원)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한 증시 충격이 아직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유 지분 금액으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각각 15조1017억원, 6조7743억원으로 부동의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경우 연초 대비 13.3%(2조3066억원) 줄었음에도 유일하게 10조원을 넘기며 2위 이재용 부회장과 8조원이 넘는 격차를 보였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4조8967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3조6628억원, 김범수 카카오 의장 3조2947억원, 최태원 SK 회장 3조1043억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3조879억원, 홍라희 전 리움 관장 2조7456억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2조761억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1조9682억원 등이 주식부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5개월 새 지분가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부호는 서정진 회장으로 2조7016억원에서 4조8967억원으로 2조1951억원(81.3%) 증가했고 같은 기간 김범수 의장은 1조3862억원(72.6%) 늘었다. 다음으로 김택진 대표 6544억원(46.0%),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4873억원(246.2%), 천종윤 씨젠 대표 4087억원(277.8%), 김범수 의장의 처남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 3186억원(148.0%),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2699억원(23.9%), 이준호 NHN 회장 2177억원(26.0%) 등의 순이었다.

주식부호 순위 톱100 중 연초 대비 순위가 하락한 이는 절반이 넘는 54명에 달했다. 6명은 순위 변화가 없었고 나머지 40명은 상승했다. 기존 상위 10명의 순위도 변화가 심했는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한 계단씩 하락해 4위와 6위를 기록했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7위)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8위)은 연초 대비 각 3위, 2위 떨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8위에서 10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반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분가치가 81.3%(2조1951억 원) 늘어난 4조8967억 원으로 4계단 상승해 3위에 올랐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9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9위)는 14위에서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카카오와 더불어 언택트 소비 관련주의 대표격인 네이버 지분을 보유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15위, 5위↑)와 이준호 NHN 회장(20위, 6위↑)도 눈에 띄게 순위가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6일 2029.78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 3월 6일 이후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삼성전자의 주가는 4만9250원으로 3월 6일 주가(5만6500원)에 못 미쳤다. 이후 29일까지 5만700원까지 만회했으나 아직 한참 올라야 한다. 반면 카카오의 3월 6일 종가는 17만5500원었으나 지난 29일 26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 역시 같은 기간 17만9500원에서 22만60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라는 우량주를 보유하는 것은 동학개미들의 꿈이었을 수는 있겠으나 사실상 재미는 카카오나 네이버 등의 IT업종이 봤다. 언택트 상황이 지속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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