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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제공 | 롯데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날렵해진 안치홍(30·롯데)이 교류전부터 시동을 걸었다.

안치홍은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겨울을 보낸 선수였다.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롯데와 맺으며 새 출발을 예고했다. 계약 형태도 ‘2+2년’으로 이례적이었던 데다가 주전 2루수 자리를 보장받았다는 점에서 큰 기대가 모였다. 다만 직전 시즌 부진한 성적표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지난해 안치홍은 반발력이 낮아진 공인구에 고전하며 펀치력이 급감했다. 전 소속팀과의 협상 과정에서 1루수 제의를 받은 게 알려지며 노쇠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팀 간 평가전 일정이 시작됐던 지난 21일, 안치홍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강렬한 신고식을 했다. 공수주는 물론 센스까지 완벽한 하루였다. 2회 들어선 첫 타석부터 우전안타로 시작하더니 투수 실책을 틈타 2루를 훔쳤고, 기어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3회에는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 기어이 상대 포수 양의지가 마운드를 방문하게 만들었다. 5회에는 빗맞은 내야안타를 쳤지만 전력 질주해 세이프 판정을 얻어냈다.

겨우내 들인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일전이었다. 현재 안치홍의 몸은 한결 가벼워진 상태다. 지난해 부진의 원인을 어울리지 않던 ‘벌크업’에 있다고 자가 진단하고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지난 1월 입단식 당시에는 “90㎏이 훌쩍 넘던 몸무게를 5㎏가량 뺐다”고 밝혔는데, 2월 스프링캠프와 3월 청백전을 거쳐 현재는 가장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치홍은 “비시즌 동안 감량했지만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순간적인 스피드와 반사신경, 유연성 등 강화에 신경을 써서 운동했고 감량은 그에 따라온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올시즌 정규리그는 개막이 밀려 일정이 빡빡해졌다. 중간 휴식기가 많지 않은 만큼 초반 스퍼트를 얼마나 내느냐에 따라 시즌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안치홍 역시 명예회복을 위한 담금질은 이미 끝냈다. 이제 남은 5경기부터 가속을 올린다. 안치홍은 “상대 팀과 경기하니 확실히 집중도가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다른 팀과 경기여서 더 신경 썼다. 팀원들과 합도 맞춰보고 좋은 시작인 것 같아 기분 좋다”며 “타격감이 좋은지 안 좋은지는 아직 모르겠다. 추가된 평가전을 통해 베스트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각오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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