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알칸타라와 이야기 나누는 김원형 코치
두산 김원형 코치(왼쪽)와 라울 알칸타라.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걱정이 안돼서 오히려 불안하죠.”

올해도 우승을 노리는 두산의 마운드는 여느 해보다 안정적이다. 외국인 원·투펀치를 새 얼굴로 교체한 탓에 이들의 연착륙이 올시즌 최대 과제로 손꼽혔는데, 스프링캠프와 청백전을 모두 마친 현재 두 투수 모두 합격점을 받아냈다. 외인들의 호투뿐만이 아니다. 한층 젊어진 불펜진과 채지선, 이동원 등 그간 보지 못했던 자원들까지 경쟁에 가세해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졌다.

두산 김원형 투수 코치는 오히려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자체 청백전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마다 무결점 투구를 하니 지적할 점이 없어서다. 개막전에 맞춰 단점을 찾아내는 게 코치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임무를 못하니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다. 김 코치는 “스프링캠프와 청백전 내용이 다 너무 좋아서 걱정을 안하는 게 오히려 불안하다”며 “투수들은 (안타를)맞아봐야 긴장을 하는데 이런 압박감 없이 개막을 맞이할까 싶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포토]두산 훈련, 투수조 모여!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두산의 훈련 중 투수조 선수들이 외야에서 미팅을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 코치의 불안감을 투수들이 읽었을까. 19일 잠실에서 치른 마지막 자체 청백전에서는 백팀 투수들이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선발로 나선 크리스 플렉센은 3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4사구 5개를 헌납했다. 4회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도 2연속타자 몸에 맞는 볼을 던졌고 ‘파이어볼러’ 이동원도 3연속타자 볼넷으로 고개를 떨궜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당초 예정된 시작 시간보다 당겨 치른 터라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을 수도 있지만 팀간 교류전을 앞두고 예방주사를 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투수들도 교류전을 앞두고 보완점을 찾을 좋은 기회로 여겼다. 청팀 선발로 등판한 라울 알칸타라는 “(두산입단 후 첫)실점엔 큰 의미가 없다. 실점을 통해 다른 방향의 투구 패턴을 생각할 수 있었고, 보완할 점을 배운 기회로 삼으면 된다”고 말했다. 플렉센의 볼을 받은 박세혁도 “누구나 안 좋은 경기는 있다. 투수가 계속 좋을 수는 없다. 안 좋은 점을 풀어보고 느낄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령탑의 자신감도 한껏 높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투수진이 잘해주고 있다. 컨디션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 같고, 대부분 90% 이상 몸을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투수진을 이끄는 김 코치의 “걱정이 안돼서 불안하다”는 말이 기우에 그칠지, 오는 21일부터 시작하는 교류전 결과에 눈길이 모인다.

younw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