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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와 바이크뱅크의 모기업인 인성데이타의 황인혁 회장.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최근 불공정계약 등으로 ‘갑질’ 논란을 빚은 국내 배달대행업계 1위 ‘생각대로’와 배달대행업체 대표(지사장)와 라이더들에게 과도한 위약금을 물게 해 논란이 된 바이크 렌탈 업체 ‘바이크뱅크’가 형제회사라는 사실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이 두 회사의 모기업은 대구에 본사를 둔 ‘인성데이타’란 곳이다. 인성데이타는 2006년 최초 도입한 ‘공유망’을 기반해 퀵서비스를 토대로 성장한 업체다. 인성데이타가 배달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16년 설립한 배달대행 자회사가 ‘생각대로’(로지올)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4월 인성데이타의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로지올의 지분 100%를 인성데이타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크뱅크에 대한 내용은 없다. 바이크뱅크는 인성데이타가 지난해 7월 자사의 오토바이 리스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설립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두 회사가 형제회사란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배달대행업계 한 관계자는 “생각대로와 바이크뱅크가 같은 회사라는 사실은 업계 관계자라면 공공연하게 아는 사실”이라며 “생각대로에서 타 회사로 프로그램을 옮길 경우 바이크뱅크에서 리스한 바이크의 1년치 보험료를 위약금으로 지불하게 해 보험 재가입 시 추가비용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악행을 근절하기 위해 대부분의 배달대행업체가 협력하는 바이크 리스회사를 따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의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 사례도 있다. 최근 인천 지역 내 생각대로와 계약을 맺은 지사장들이 수차례 프로그램 업데이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다. 이에 생각대로는 이탈하려는 지사장들에게 위약금과 관련한 내용증명을 보낸데 이어 바이크뱅크를 통해서도 ‘귀사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해지 통지 및 차량 원상회복 반납 등 요청’이란 제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본지 2월 20일자 참조) 이틀 내에 바이크 반납과 함께 3배의 위약금을 지불하는 것이 골자다. 만약 지사장이 바이크 20대를 리스 계약했을 경우 위약금만 2억원이 훌쩍 넘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생각대로가 지사장과 맺은 계약서에 명시된 위약금 3배를 더할 경우 위약금 규모는 곱절로 커지게 된다. 모기업인 인성데이타는 생각대로와 바이크뱅크를 통해 양쪽에서 위약금을 벌어들이게 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생각대로는 이탈하려는 지사장들에게 3년 이내 계약 해지 시 위약금에 영업권, 사업권까지 모두 양도해야 한다는 조항인 담긴 이행각서를 요구한데 이어 다음날에는 이 같은 불합리한 내용이 빠져 있는 정상적인 계약서를 다시 쓰도록 해 ‘이중계약서’ 작성 논란도 일고 있다.

또 다른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물적 분할을 했기 때문에 인성데이터가 바이크뱅크 본사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 지역에 보면 각 지점들이 있는데 일부는 바이크뱅크 직영점으로 운영되며 일부 지점은 지점장에게 45%씩 지분을 주는 구조라고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용증명, 이행각서 등만 보더라도 결국 지역 지사장들은 생각대로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생각대로와 바이크뱅크 양쪽에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내 1위 사업자가 함께 일하는 지사장과 라이더들의 고혈을 빨아먹기에 급급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스포츠서울은 좀 더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기 위해 생각대로 본사에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 메시지도 두 차례보냈지만 끝내 묵묵부답이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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