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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손흥민. 출처 | 토트넘 트위터

[런던=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이용수기자]신입생 후배 앞에서 부진했던 손흥민(27·토트넘)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손흥민은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6분 쐐기골로 팀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경기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EPL 2위(승점 51)의 맨시티와의 맞대결이었기에 신중하게 접근했다.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과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격돌인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오른쪽 측면 공격 자원으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측면에서 기회를 엿봤지만 모두 원활하게 공격 작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노리치시티전과 25일 사우샘프턴전에서 연이어 득점포를 가동했던 탓에 손흥민의 골 감각이 물오른 상태였다. 하지만 경기의 흐름은 손흥민이 마음껏 공격 본능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주질 못했다. 이날 전반전 토트넘은 맨시티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에게 실점 위기를 자주 노출했다. 전반 27분에는 아구에로의 슛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고 11분 뒤에는 세르쥬 오리어와 경합 과정에서 파울을 당해 아구에로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토트넘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실점 위기를 막아내긴 했지만 손흥민의 활약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의 선제골을 넣은 건 이적 신입생 스티븐 베르바인(22)이었다. 그는 맨시티 미드필더 올렉산드로 진첸코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적 후 바로 왼쪽 측면 공격 자원으로 선발출전한 베르바인은 손흥민과 균형을 맞추면서 득점 찬스까지 잡았다. 그는 후반 18분 루카스 모우라의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하프발리 슛으로 맨시티의 골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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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득점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런던 | 장영민통신원

0의 균형을 깨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서야 할 손흥민 대신 베르바인이 나선 것이다. 갓 입단한 후배에게 선배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기회를 제 때 잡지 못했다. 자존심이 구겨질 수 있었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입지를 바로 증명했다. 그는 후반 26분 탕귀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맨시티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의 3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13호골이다.

손흥민은 그때서야 비로소 후배 앞에서 어깨를 펼 수 있었다. 이날 베르바인 앞에서 선배로서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손흥민은 득점 한 방으로 체면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이날 쐐기골로 토트넘 입단 후 맨시티전에서만 5골을 넣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도르트문트만 만나면 힘을 냈던 손흥민은 ‘양봉업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맨시티에도 비슷한 기운을 뿜어낸 그가 앞으로 ‘맨시티 킬러’로서도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토트넘에 득점이 필요할 때 한 방씩 해결하는 ‘해결사’인 것을 신입생 후배에게 확실하게 보여줬다. 손흥민은 후배의 뇌리에 각인될 데뷔전, 그것도 베르바인이 데뷔골을 넣은 경기에서 쐐기골을 집어 넣은 선배로 오래 기억될 수 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이적으로 토트넘의 공격라인 ‘DESK’가 해체된 상황에서 새로 영입된 베르바인이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손흥민의 이날 활약은 새로운 공격라인이 구성되는데 베르바인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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