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호주오픈에 참가한 권순우(오른쪽)가 임규태 코치와 훈련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제공 | 스포티즌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임규태 코치(39)는 권순우(87위·당진시청·CJ제일제당 후원)의 호주오픈 1회전 탈락에도 희망을 봤다.

권순우는 지난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26번 시드를 받은 니콜로즈 바실라시빌리(29위·조지아)를 맞아 2-3(7-6<7-5> 4-6 5-7 6-3 3-6)으로 분패했다. 3시간 55분이 소요된 혈투였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그랜드슬램 대회 본선 첫 승을 노렸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지난 3월부터 권순우를 전담 코칭하고 있는 임 코치는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결과는 아쉽다. 물론 선수 본인이 가장 아쉬울 거다. 그렇다고 실망할 상황도 아니다.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다. 희망을 봤다”고 패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권순우는 상위 랭커 바실리시빌리를 맞아 밀리지 않았다. 1세트 2-5로 뒤진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냈다. 1세트만 1시간5분이 걸렸다. 에너지 소모가 컸던 탓에 권순우는 2세트 초반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까지 불렀다. 임 코치는 “1세트에서 과부하가 걸렸다. 너무 많이 뛰어서 에너지를 다 썼다”면서 “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보다 임 코치는 세트 스코어 1-1 상황에서 맞은 3세트가 머릿속에 남는다. 4-2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세트를 내줬기 때문이다. 임 코치는 “3세트 승부처에서 승부가 안된 부분이 아쉽다. 그 상황에서 승기를 잡았어야 했다”면서도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4세트를 잡아낸 (권)순우의 정신력은 높게 평가한다. 개인 통산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첫 번째 5세트 경기였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제자를 다독였다.

가능성도 봤다. 권순우는 이날 14개의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켰고, 첫 번째 서브 성공률 역시 67%로 비실라시빌리(56%)를 앞질렀다. 이는 동계훈련의 결과다. 임 코치는 “서브는 폼을 바꾸진 않았고 그립에 변형을 줬다. 속도를 조금 줄이더라도 최대한 높은 타점에서 정확하게 칠 수 있도록 했다. 1~2달만에 바꾸기 힘든데 잘 받아들였다. 상위 랭커를 상대로 서브 에이스 14개는 충분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바실라시빌리는 생각보다 더 강한 상대였다. 임 코치는 “실제로 보니 굉장히 강하고 빠른 테니스를 구사했다. ‘버텨낼 수 있을까’ 했는데 밀리지는 않았다. 체력 보강에 더 신경써야 할 거 같다”면서 “아직까지 경기를 하면서 급한 부분이 있다. 시간을 활용하면서 체력적인 부분을 세이브하는 여유도 필요하다”는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경기 후에 큰 이야기기는 하지 않았다. 옆에서 격려만 했다”고 밝힌 임 코치는 “시즌 첫 대회를 치렀다. 남은 대회가 아직 많다. (권순우가)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